특검, 이재용 부회장에 1심과 같은 징역 12년 구형
최지성·장충기·박상진·황성수 등 1심과 동일…박영수 "경영 승계 위한 정경유착 전형"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2-27 17:29:17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 “이번 사건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제공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또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 등 1심과 같은 형량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재판에 직접 출석한 박 특검은 “피고인들은 뇌물공여 범행을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하지만 최서원(최순실)을 위해 고가의 말을 사주고 최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든 사단과 재단에 계열사 자금을 불법 지원한 행위를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건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의 부정 거래로 합병을 성사시켜 얻게 된 이재용의 삼성그룹 지배력과 경제적 이익은 다름 아닌 뇌물의 대가”라며 “이번 범죄는 국내 최대의 초일류 기업 삼성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들은 정치권력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배해 왔던 재벌의 특권이 더이상 이 나라에서 통용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 재판이 건강한 시장경제의 정착과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있는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뇌물을 건넸는지 여부였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으며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만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만나기 전인 같은 달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한 차례 단독 면담을 더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팀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한 사실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안가를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건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 번뿐”이라며 “안가에서 안봉근 전 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이걸로 거짓말할 필요도 없다. 제가 그걸 기억 못 하면, 적절한 표현 같진 않지만 제가 치매”라며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대한 특검팀의 질문에는 “경영권 승계라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승계작업을 생각하고 대통령 요구에 응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제 실력으로 제가 어떤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임직원에게서 어떤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대주주로서 지분을 얼마 가진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을 두고 묵시적 청탁이 있었고 그 대가로 승마 지원금과 영재센터 후원금이 건너갔다며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뇌물공여 혐의와 동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하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겐 각 징역 4년, 박상진 전 사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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