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회장 벌금형…민선회장 불명예 이어가나

즉각 항고 통해 임기는 마칠 듯…"내부 분란 거세질 수도"<br>분위기 잠재우기 위해 은행에 이대훈 전 대표 선임할듯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12-22 17:14:00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선거법을 어긴 혐의로 3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 회장도 역대 농협중앙회장들과 함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즉각 항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번 판결이 이후 농협금융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회장 자리 저주받았나"…불명예 이어가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2일 공공단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의 선고 공판에서 공소사실 상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공공단체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상 당선인이 법 규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김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바로 회장직을 관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항소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대법원까지 재판을 끌고 갈 경우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울 가능성이 높다. 1심 재판이 시작된 이후 선고까지 2년가량이 걸렸다는 점에서다.


농협 내부에서는 법원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마저 당선 무효 위기에 처하면서 농협은 역대 회장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됐던 역사를 반복하게 됐다기 때문이다.


1대 회장인 한호선 회장은 예산을 통해 4억8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유용한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2대 원철희 회장의 경우 재임 기간 중 6억 원의 업무 추진비를 횡령한 혐의로 2년 6월 실형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3대 정대근 회장은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부지매각과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형을 받았다.


4대 최원병 회장의 경우 임기를 마쳤으나 금품수수, 특혜대출,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혐의로 도마 위에 꾸준히 올랐다.


◆항소해도 내부분란 '여전'…이대훈 카드로 '승부'?
금융권에서는 이번 재판 결과로 농협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6일 회의에서 금융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 후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그중 가장 시선을 많이 받는 곳은 농협은행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이달 말에 만료되는 데다, 금융계열사 중 맏형이기 때문이다.


농협 안팎에서는 예정된 대로 이대훈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가 차기 행장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조합원 235만명, 자산 400조원, 계열사 31개, 임직원 8만8000여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다. 때문에 이곳의 수장인 중앙회장은 지역별 파벌 등에 의한 뒷말과 외풍이 끊이지 않았다.


민선 후 천 호남 출신인 김병원 회장에 대한 반발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항소를 통해 회장직을 유지하려 할 경우를 대비해 경기도 등 일부 지역 조합장들이 김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 회장은 항소 외에도 농협 내부 분위기를 잠재우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 출신의 이대훈 전 대표를 선임해 내부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고룬 인사를 펼치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농협맨'이자 은행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후 2004년부터 농협은행 경기도청출장소장, 서수원지점장을 지낸 후 2012년 말 프로젝트금융부장, 2014년 말 경기영업본부장, 2016년 서울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한편 이날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 전 대표가 신청한 재취업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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