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횡포 뿌리 뽑는다
공정위, 판매장려금 등 판촉비 강요 규제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7-11-26 10:19:25
할인점도 판촉비 부담해야…'떠넘기기' 금지
적용대상 확대, 교보문고.하이마트 등도 포함
정부가 중소유통업체를 살리기 위해 일부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대책을 마련, 유통시장에 변화가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 22일 '유통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납품, 입점업체 및 소비자 보호와 중소유통업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근절키 위한 규제가 크게 강화되고 공정거래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던 대형 전자양판점도 규제를 받게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동안 중소납품업체들은 판촉비, 판매장려금 등의 부담을 떠안는 애로사항이 있었으며, 대형 유통업체의 확산으로 매출?경영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마트 등 신유통업태의 급격한 성장으로 중소유통업체들의 경쟁저해 문제가 발생,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며 "유통 분야의 수직적, 수평적 문제점을 구조적, 행태적 차원에서 분석해 종합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공정위의 움직임에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업체측은 적극 환영한 반면 유통업체측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종합대책 어떻게 바꾸나
공정위가 이날 발표한 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판매장려금을 받거나 납품업체로부터 판촉사원을 파견 받는 등 판촉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납품업체가 얻는 이익을 감안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범위를 초과한 이익 제공 등 정상적인 상관행을 벗어난 판매장려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판촉행사 진행시 판촉비의 일정비율을 유통업체가 분담하도록 명문화해 판촉비용을 납품업체 등에 떠넘기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한 판촉사원 파견의 예외인정 범위를 축소했으며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던 반품 예외사유도 명절용 선물세트 또는 특정계절에만 사용되는 계절용 상품의 반품 등으로 한정해 구체화 시켜 중소 납품업체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이러한 사항은 대규모소매업고시를 개정해 적용대상을 기준에 매출액 기준을 추가해 확대 적용시킬 예정이다.
현재 고시는 단일매장 3천㎡ 이상, 방송법상 5대 홈쇼핑업체로 규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온?오프라인, 종합.전문 소매점 여부 등에 상관없이 대규모소매업 전체로 확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 등의 대형서점과 하이마트 등 전자전문점, 편의점, SSM(슈퍼 슈퍼마켓. Super Supermarket)도 대규모소매업 고시의 적용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의 자체상표(PB) 상품에 대해서도 허위 표시, 광고 여부를 실태조사하고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시험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종합대책 왜 나왔나
이러한 대책은 대형유통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중소유통?납품업체와의 관계에서 경쟁을 해치고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문제에서 비롯됐다.
공정위의 종합대책에 따르면 서면계약 미체결이나 부당한 반품 등은 개선된 반면 판매장려금 등 각종 비용의 부담 전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상위 3사는 지난 1년간 전체 매입의 4.8%에 이르는 4천700여억원의 판매장려금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위 업체인 이마트는 이 비율이 7.8%에 달했다.
또한 1+1, N+1 등의 상시 할인에 따른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겼으며 판촉사원을 파견 받아 중소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들 3사는 직원의 93.8%에 이르는 2만8천명의 판촉사원을 파견 받아 근무시켰고 심지어 이마트는 직원보다도 판촉사원이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불공정거래행위로 부담을 지고 있는 중소납품업체들은 거래단절 등을 우려, 신고나 제보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소업체와 대형유통점간의 거래비중이 '40% 이상'인 곳이 50% 정도 차지해 거래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기업협력단 가맹유통팀 김윤수 팀장은 "그동안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조사를 해도 1회성을 끝나 현실적 한계에 있어왔기 때문에 올해 초부터 준비해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환영 vs 부작용 우려
공정위의 결단에 중소업체측은 중소유통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희망했다며 환영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중소유통업계는 대형마트의 확산으로 매출이 크게 줄고 경기가 악화돼 대형마트 확산 방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기업유통서비스팀 유옥현 팀장은 "중소유통업체가 대형마트와 경쟁을 위해 시설현대화 등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며 "이와 함께 최소한의 경쟁여건과 틈새시장 확보를 위해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확산이 제한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나친 규제는 유통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직접 규제보다는 중소업체들의 자체 경쟁력을 키워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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