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 경로’ 회복했다”

실질 GDP 성장률 30개월 만에 ‘최저’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4-27 18:40:10

연초 이후 민간과 정부 소비,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한국 경제가 지난해 2,3분기의 성장 경로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대비 2%대로 떨어지면서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 등 일시적인 경기 둔화가 반영된 탓이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0.3%)보다 성장폭이 확대된 수치다. 한국은행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는 경제 주체들의 불확실성 때문에 과도하게 위축된 것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4분기를 빼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지난해 2분기 0.8%, 3분기 0.8%로 2·3분기의 성장 경로를 다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한국은행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이 ‘2012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을 발표하고 있다.

◇ 정부 “재정 안정화 정책, 성장률 높이기 기여”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민간과 정부 소비, 설비 투자가 늘었고,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건설 투자는 유럽 국가채무위기 우려 등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김 국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안정화 정책을 통해 예산 조기 집행을 독려하고, 목표 이상으로 달성하면서 1분기 성장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며 “설비 투자에서는 반도체가 큰 비중이지만 기계류 부분이 플러스를 돌아섰고, 민간소비도 양호한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민간소비는 컴퓨터 등 내구재와 의약품 등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1%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늘어나 10.8% 증가했다. 수출은 휴대폰과 철강 등이 줄었지만 자동차와 석유화학제품 등이 늘어나면서 전기 대비 3.4% 증가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및 토목건설이 저조하면서 0.7% 감소했다.


한편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3분기 1%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4.2%에서 2분기 3.5%로 떨어진 뒤 3분기 3.6%, 4분기 3.3%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 국장은 “2.8%는 올해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 사이의 평균 성장률을 뜻한다”며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5%로 예상했고, 현재로선 전망된 경로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 “수출둔화 등 4대 불안요인 여전”
그러나 “수출 둔화와 물가 급등, 가계부채 급증, 금융 불안 등 4대 요인으로 빠른 경기 회복은 기대키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5일 ‘한국경제 회복세는 탄탄한가?’ 보고서를 통해 “취약한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력을 강화해 안정 성장을 지속하려면 4대 불안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처방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생산과 소비활동이 다소 개선되고,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경기 둔화를 멈추고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4대 불안요인으로 인해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력이 취약해 안정적이고 빠른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선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 속에서 수출 둔화가 걱정거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하고, 1분기 수출 증가율이 3%에 그치는 등 수출이 부진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중국 등에 대한 수출이, 품목별로는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악화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향후 세계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엔화 초강세의 종료, 대일 반사이익 소멸, 신흥시장에서 경쟁 격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의 큰 폭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의 급랭 가능성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 한반도 지정학적리스크 등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어 금융시장의 안정도 낙관하기엔 이르다. 이처럼 금융 불안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정책 처방으로 신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 환경 악화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또 유통과 수급 구조개선,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고, 급격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해 금융시장 안정성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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