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기획-재벌총수의 2017년] ⑦ 구본무 LG 회장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비교적 자유로워…'LG의인상' 사회공헌<br>계열사 고른 상승세 6년만에 시총 100조…고령, 경영승계 관건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2-22 14:17:05

구본무 LG 회장. <사진=LG>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구본무 LG 회장 역시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마찬가지로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입에 이름이 올랐다. 지난해 말 열린 대기업 총수 청문회에서도 구본무 회장은 자리에 참석해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당시 LG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78억원을 출연했다. 이는 삼성과 현대차, SK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대가성’으로 자금을 출연했다면 LG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요구할만한 사안이 없어 ‘대가성’ 논란이 일지 않았다. 당시 재계에서는 출연금에 대해 ‘보험성 헌금’ 정도로 분석했다.


LG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3년 일찌감치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기업의 투명성을 더했다. 이 때문에 외풍에 강한 기업체질이 만들어져 ‘최순실 광풍’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후 구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며 경영활동에 조용히 매진하고 있다. 구 회장의 뜻을 담아 2015년 제정된 LG의인상은 현재까지 선행을 펼친 의인 58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 또 근무 중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소방관과 군인의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영 면에서도 LG는 올 한 해 상장사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LG그룹은 지난 10월 16개 상장 계열사의 고른 상승세로 6년만에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특히 LG화학과 LG전자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또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화장품 시장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한때 주가 100만원대를 돌파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70조원에 머물렀던 LG는 계열사 전체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삼성과 SK에 이어 시총 3위에 오르게 됐다.


실적과 윤리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LG는 지난 12일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는 대한상공회의소와의 면담에서 기업들과 만남을 갖기 위해 적합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고 대한상의가 LG를 포함한 기업집단을 추천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구본무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불참했으며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 구본준 부회장 등 개인 대주주가 보유한 LG상사 지분을 인수키로 하는 등 대기업 최초로 정부가 권장하는 지주사 체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LG는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에 19조원의 신규투자와 1만명의 신규채용 추진을 약속했다. 또 4조원을 투자해 LG사이언스파크를 글로벌 R&D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와 함께 협력사에 8591억원의 무이자·저리 대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구 회장은 고령의 나이인 만큼 경영권 승계도 염두해둬야 한다. LG그룹은 그동안 고수해 온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 상무가 승계 받아야 하지만 나이도 어린데다 경험이 부족한 만큼 현재까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올해 임원인사를 앞두고 구 상무가 전무로 승진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승진인사에서 배제됐다. 대신 LG전자의 핵심부서인 B2B사업본부의 ID사업부장으로 보임해 경영수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