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기획-재벌총수의 2017년] ⑤ 최태원 SK 회장
LG실트론 인수...반도체 재료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 완성<br>개인적으로 최순실 사태 관련 시련도...3년째 천당·지옥 오가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12-21 13:13:0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은 2013년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2015년 광복절 특사로 경영에 복귀한다. 이후 같은 해 12월 세계일보에 서신을 보내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과 아내 노소영씨와 이혼 소송 중임을 밝히면서 세간의 비난을 받게 된다.
2015년과 2016년의 최 회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는 2017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 회장은 2017년의 시작을 최순실 국정농단과 함께 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최순실씨 관련 수사에서 SK가 최씨에게 최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며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형식으로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SK는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지원’ 명목으로 89억원의 추가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실제 지급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불기소 처분돼 국정농단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자유로워진 후 최 회장은 신사업 진출에 더욱 속도를 냈다. 특히 2012년 이후 반도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이 부문 글로벌 5위까지 점유율을 확대했다.
올해 초 SK는 반도체용 웨이퍼 전문 기업인 LG실트론의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SK는 반도체 재료부터 생산까지 그룹 내에서 해결이 가능한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또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의 도시바 메모리부문 인수에 참여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도시바는 메모리부문 매각을 반대하던 웨스턴디지털과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SK하이닉스 역시 큰 산을 넘게 됐다. 이제 각국의 반독점 심사만 넘어서면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넘어서게 된다.
SK의 반도체 사업은 최근 이어진 ‘슈퍼 사이클’과 함께 최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가 맞물리면서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9조2554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최 회장은 내년에도 공격적인 M&A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임직원 송년회에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올 한 해 우리 모두 열심히 뛰었다”며 “내년엔 더 많은 투자로 성과를 내자”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반도체 부문에서는 ‘슈퍼 사이클’ 이후를 대비해 연구·개발도 한창 이뤄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6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플래시 개발을 통해 반도체 시장에서 장기적인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측면에서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만 최 회장의 개인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아내인 노소영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 신청을 냈으며 지난달 첫 조정기일을 가졌다. 이혼 조정에 재산분할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노 관장이 이혼에 동의하고 재산분할을 청구하면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두 사람이 조정 절차에서 합의하면 재판 없이도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으로 이혼이 결정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노 관장이 공공연하게 이혼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만큼 이혼 소송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의 차녀인 최민정 중위가 지난달 30일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전역한 가운데 재계에서는 최씨가 경영에 참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측은 그룹 입사 여부 등 향후 행보에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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