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침체속 부동산시장 활성화방안 마련 시급하다

변석준

darkjun77@empal.com | 2012-04-20 16:22:39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주택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시는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2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거래량 증가는 지난해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올해 1ㆍ4분기 기준 거래량은 8천839건으로 이는 2006년 1/4분기 이후 가장 적고, 전년동기 1만8천571건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자 정부는 계속해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언발에 오줌 누는 식’정도의 일시적 해결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져온 시작점은 강남3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지정이었다. 과열된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노무현 정권 당시 관련법령을 개정하면서 강남, 서초, 송파 3구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어버린 것이다. 부동산 투기를 방지한다는 면에선 큰 의의가 있었지만 이로 인해서 전국의 부동산시장에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
서울시 조례로 묶어도 될 것을 법령으로 제한을 가해 강남3구만 아닌 전국에 제제를 가하게 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를 두고 소잡는 칼로 닭 잡고 있다고 비꼬기도 한다.
이후 DTI·LTV, 양도소득세, 1가구 2주택자 과세, 재건축 소형주택 의무화 등 각종 부동산 규제들이 난립하면서 시장은 침체일로를 걸어왔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동시에 건설업계도 타격을 받게 됐다. 주택 매매가 사라지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했고 이는 결국 재정악화로 인한 건설사들의 줄도산을 불러왔던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PF를 통해 자금을 대주었던 금융사들도 타격을 받는 등 사회전반적인 경기침체까지 불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부동산 정책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서울시와 국토부의 불협화음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을 제시하면 지자체가 그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유독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는 서울시와 국토부간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뉴타운 사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일본에서 도입한 뉴타운사업이 시 조례로 시작되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재정비촉진사업(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다. 시 조례가 먼저 만들어지고 이와 관련한 법령이 만들어진 이해하기 힘든 사례다.
최근 들어 서울시와 국토부간 불협화음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동산정책 기조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측면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지난 4.11 총선에서 서울시 30개 지역구에서 민주통합당이 승리를 거둠에 따라 박 시장의 부동산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 부동산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롭게 취임 3월에 제시한 뉴타운 출구전략은 지지부진한 뉴타운 등의 사업을 해제하고 다른 방식의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뉴타운은 이미 지난 10여년 동안 서울시가 강력하게 추진해오던 대형정비사업임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2년 뉴타운 지정 직전까지만 해도 강남의 재건축을 제외한 강북과 강서는 몇 개의 재개발구역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후 갑작스레 서울시 주도로 강북에만 뉴타운이 20개 넘게 지정됐고 이 현장들은 대부분 재개발사업으로 구성됐다.
1990년 이래 10년 넘게 전혀 수익성이 없어 외면되던 강북이나 강서에서 재개발사업이 갑자기 강남의 전체 면적에 버금갈 정도로 활성화된 것 자체가 비상식적 현상이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면 지난 10여년간 뉴타운의 부침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그 누군가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높으신 분이다.
뉴타운과 같은 대형개발사업은 마약과 같아서 시작은 쉽지만 발을 빼기는 매우 어려운 사업이다. 주민이견 조율은 물론이고 그간 소요된 비용에 대한 분담 등 많은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남처럼 수익성이 보장되는 재건축단지들도 15년 넘게 사업을 시작해 놓고 사업을 접지 못한 채 수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30만㎡가 넘는 그런 대형정비사업에서 그 중 진척이 없는 일부 정비구역만 해제한다는 것은 책상에 앉아 지도에 선을 긋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은 재개발·재건축구역을 해제해달라는 일부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겠지만, 막상 정비구역을 해제할 경우 해제반대 목소리가 강렬해질 것은 분명하다. 해제를 요청하는 이들은 실제 거주자들로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지만, 해제를 반대하는 사람들, 즉 투자목적의 토지등소유자들은 자기 재산을 허공에 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금 서울시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출구전략은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한두 군데 생색을 낼만한 곳을 찾아 구역을 해제하고 나머지는 법적 문제를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하고 2, 3년을 보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가 뉴타운을 잘 파악하고 사업을 조절하거나 연착륙을 시킬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도 힘들다. 그럴 능력이 있는 조직이었다면 시장이 누구였건, 되지도 않을 사업을 10년간 된다고 밀어붙이다가 또 아무런 사과도 없이 정반대로 출구전략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서울시가 뉴타운 해제와 한 쌍으로 그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았다면 뉴타운 출구전략이 진정성을 갖는 정책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서울시의 출구전략은 부동산에 대한 정책이라기보다는 그저 뉴타운의 책임소재를 정하는 정치적 액션에 가깝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비정상적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4.11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될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정치권은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도한 규제는 풀고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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