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를 내려다 보는 곳 ; 폴 게티 미술관

박진호

contract75@naver.com | 2014-05-14 18:16:28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석유재벌 장 폴 게티(J. Paul Getty)는 살아서 그다지 존경받는 기업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1976년 사망한 게티는 7억 달러를 재단에 기부하며 세계적인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에게 의뢰하여 12년의 기간을 거쳐 장 폴 게티 미술관(J. Paul Getty Museum)을 세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부촌을 지나 산타모니카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게티 미술관은 건축물을 백색으로 짓는 일관성을 유지한 마이어의 주관이 투영되어 흰색을 바탕으로 자연과의 아름다운 조화속에 세워졌다.


마이어는 이 미술관의 건립 계획을 세우는 데만 5년을 고민했고, 게티가 사망하고 13년이 지난 1989년에야 공사가 시작되어 1997년 12월에 개관했다.


살아서 5번이나 결혼을 할 만큼 바람둥이였고 남의 불행을 이용해 부를 축적했던 '악덕 재벌'의 전형이었다고 한다. '엄청난 구두쇠'여서 직원들이 전화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잠궈드기도 했으며, 손님들에게 공중전화를 권하기도 했다는 일담이 전해지는 게티는 그러나 말년에 자기 재산의 절반을 미술관에 투자했다.


건물 자체로도 20세기 후반의 현대 건축 조형을 대표할 정도로 아름다우며, 폼페이의 벽화, 이탈리아, 플랑드르, 네덜란드 등의 근세회화 등이 전시되어 있고, 고호의 '아이리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미술관 정원이 주는 아름다움과 산타모니카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LA의 시가지의 전경은 탁트인 세상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 곳의 입장료는 무료다. 살아서 재산을 모으는 데 악행을 거듭했던 재벌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이자 긴 여운의 선행이라고 해석하면 될 지 모른다. LA에는 헐리웃과 류현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무료였던 주차비는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2011년 당시의 주차비는 15달러였다.


사진 :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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