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가맹점 횡포 '동작 그만'
500미터 내 출점ㆍ계약 5년 이내 리뉴얼 ‘금지’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4-16 13:29:06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해 과감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했다. 500미터 이내에 신규 출점을 제안하고 5년 이내 매장 리뉴얼을 금지한다. 만일 리뉴얼을 할 경우 가맹본부가 리뉴얼 비용의 20%~40%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국내 제빵업계 양대 산맥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이 같은 공정위의 조치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의 숫자가 매출액에 비례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들은 손익계산에 분주한 상황이다.
그리고 공정위는 올 상반기에 던킨도너츠와 롯데리아, 교촌치킨, 미스터피자, 본죽 등 프랜차이즈 업체도 관련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프랜차이즈 업체에 적신호가 켜졌다.
◇공정위, “파리크라상, 중복출점ㆍ리모델링 강요 못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인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과 ‘CJ푸드빌’(뚜레쥬르)에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지난 9일 파리크라상과 CJ푸드빌에 대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 발표한데 이어 올 상반기 중으로 비알코리아(배스킨라빈스ㆍ던킨도너츠), 롯데리아, 농협목우촌(또래오래), 제너시스(BBQ치킨),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 페리카나, 한국피자헛, 미스터피자, 놀부, 본아이에프(본죽)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공정위가 발표한 제과ㆍ제빵 분야 가맹사업 모범거래기준은 가맹본부가 기존 가맹점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단 3000세대 아파트가 신규 건설되거나 철길, 왕복8차선 도로 등으로 상권이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또 가맹점 계약 5년 이내에는 리뉴얼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단 리뉴얼 비용을 가맹본부가 전액 지원하는 경우에는 5년 내에도 리뉴얼이 가능하다.
가맹본부는 가맹점 리뉴얼을 할 때 비용의 20%~40%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리뉴얼 요구를 거부하는 가맹점과의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리뉴얼을 할 때 가맹본부가 지정하는 특정업체와만 거래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과ㆍ제빵 프랜차이즈 업체인 A사는 500m내에 자사 가맹점을 두는 ‘중복출점 가맹점’ 비율이 무려 44.5%였다. 게다가 이 업체는 매장 리뉴얼 평균 주기가 4년3개월로 매우 짧아,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이 25평 기준 평균 7000만원을 들여 울며 겨자 먹기로 리모델링을 해야 했다.
다른 제과ㆍ제빵 프랜차이즈 B사는 서울지역의 자사 가맹점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지역에 다른 가맹점을 허가해줬다. 이 때문에 기존의 가맹점 매출은 22% 떨어졌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C사의 경우는 동일업종인 D, E 브랜드를 갖고 있으면서 D브랜드 가맹점 인근에 E브랜드 가맹점 출점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지역 침해 등의 문제로 인한 가맹점 폐업률은 무려 12%에 육박했다. 또 지난해 폐점한 가맹점 23개를 대상으로 한 공정위 전화 설문조사 결과 61%가 매장 리뉴얼을 강요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취업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일반 서민들의 가맹점 가입을 통한 창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그런데 가맹본부의 횡포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 사례가 빈번하고 분쟁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맹본부가 계약갱신 조건으로 매장 이전ㆍ확장이나 인테리어 교체를 강요하는 사례가 많다”며 “계약갱신을 거절하면 시설투자 등의 비용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어 ‘가맹의 덫’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24일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12개 프랜차이즈 업체와 CEO 간담회를 갖고 공정거래 환경 조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빠른 시일 내 나머지 10개 업체에 대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조사, 점포별 月평균 순수익 ‘425만원’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창업하면 1억8000만원을 투자해 5100만원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도권 및 6대 광역시 프랜차이즈 가맹점 350곳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 실태 및 성공요인 조사’를 한 결과, 가맹점을 창업하는데 1억8200만원을 들여 연 5100만원을 남기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연간 2억4000만원을 벌어 1억8500만원을 운영비로 지출하고 있었고, 점포별 연평균 순수익은 5100만원으로 월평균으로 따지면 42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운영비용을 구분해 보면 ‘원재료 구입비’(41.3%), ‘임대료’(17.8%), ‘인건비’(15.8%), ‘설비 유지ㆍ관리비’(12.1%), ‘금융비용’(3.5%), ‘본부 로열티’(1.4%), ‘광고ㆍ판촉비’(1.1%) 등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의 월평균 순수익 분포를 보면 ‘300만~5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48.4%로 가장 많았고, ‘100만~300만원 미만’(23.3%), ‘500만~700만원 미만’(17.7%), ‘700만원 이상’(10.6%)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점주들의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5.1개월로, 창업 결정 뒤 알아본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3.5개로 조사됐다.
가맹점 창업 성공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가맹점들이 ‘입지선정’(35.4%)을 으뜸으로 꼽았다. 이어 ‘업종ㆍ아이템 선정’(33.4%), ‘점주의 경험과 지식’(12.3%), ‘브랜드 선택’(7.4%), ‘고객서비스’(4.3%), ‘홍보 및 마케팅’(3.1%), ‘점주의 자금능력’(3.1%) 등을 차례로 답했다.
가맹점포 창업 전 가장 고심하며 준비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도 ‘상권분석’(44.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업종ㆍ아이템 분석’(30.7%), ‘가맹본부의 지원내용 분석’(9.6%), ‘성공 점포 분석’(8.5%), ‘창업교육 수강 및 전문가 상담’(4.4%), ‘정부지원제도 분석’(1.8%), ‘정보공개서 분석’(0.5%) 등의 순이었다.
가맹점 창업 동기에 대해서는 ‘자영업에서 프랜차이즈로 전환’(33.4%), ‘직장퇴직’(23.1%), ‘기존보다 많은 수입’(18.6%), ‘부업’(11.7%), ‘구직의 어려움’(10.0%) 순으로 답했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장점으로는 ‘본사지원에 의한 창업ㆍ운영의 편리함’(20.9%), ‘높은 브랜드 인지도’(19.3%),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 가능’(17.5%), ‘경영 노하우 습득’(17.0%) 등을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는 ‘독립적 운영의 어려움’(25.8%), ‘높은 개설비용 및 리모델링 비용’(22.9%), ‘타 가맹점의 잘못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16.7%), ‘거래처 변경의 어려움’(11.1%), ‘독자적 상품개발 및 상권확장의 제한’(8.7%), ‘가맹본부와의 마찰’(5.8%) 등을 지적했다.
대한상의 김경종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가맹본부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과 운영이 매우 편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의 생존과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자체적인 역량강화에 힘쓰는 것은 물론 영세 가맹본부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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