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기업공개 피해는 투자자 몫

정종진

whdwlsv@sateconomy.co.kr | 2018-04-03 13:22:24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세계 8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거래소가 2일 밝혔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서 모두 80개 기업이 74억5000만 달러(7조9120억 원)을 조달, 세계 8위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신규 상장기업 숫자는 전년도의 83개보다 3개가 줄었지만, 자금 조달 규모는 40%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신규 상장기업 수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거래소가 세계 10위였다고도 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불과 하루만인 3일 12월말 결산 상장기업 가운데 20개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2개사와 코스닥 시장에서 18개사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상장폐지 사유는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 또는 한정 의견’이었다. 이들 기업이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18개사를 포함, 25개사가 무더기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기업공개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식을 발행해서 조달하는 자금은 회사채나 은행 차입 등처럼 ‘상환기일’이 없어서 유리할 수 있다. 적정 수준의 배당만 하면서 사실상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자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권당국도 기업공개를 장려하고 유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개 ‘실적’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수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마구잡이 기업공개’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것은 주로 ‘선의의 소액투자자’였다. 기업이 어려워져서 부도라도 낼 경우,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기업공개정책에 편승, 기업을 공개했다가 막대한 청약대금을 챙기고 이른바 ‘먹튀’를 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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