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수익률, 0%에 가깝다
금소연 ‘변액연금보험 비교정보’ 공개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4-09 11:22:18
의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최근 많은 사람들이 ‘노후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관심을 받는 개인연금상품의 하나인 변액연금보험은 2010년 기준 약 247만명의 가입자가 연간 약 10조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변액연금보험은 가입자가 노후연금을 마련하기 위해 납입한 보험료를 보험사가 펀드나 채권에 투자, 그 실적에 따라 변동된 적립금을 노후연금으로 수령하는 생명보험사 주력의 대표적인 연금상품이다.
때문에 변액연금은 대부분 고액 가입자가 많아 생명보험사들은 더 많은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변액연금보험이 평균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60개중 54개 ‘미달’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명보험사들의 변액연금보험 상품 60개를 조사한 결과 그중 54개가 실효수익률이 지난 10년(2002년~2011년)의 평균 물가상승률인 3.19%에 미달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인 보험 설계사가 판매한 변액연금보험 44종 중 ING생명의 ‘스마트업인베스트변액연금보험’이 연평균 0.22%로 실효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녹십자생명의 ‘그린라이프변액연금보험(0.42%)’, 대한생명의 ‘플러스UP변액연금보험(0.52%)’, 동부생명의 ‘BestPlan하이레벨변액연금보험_v11(0.89%)’ 등도 1% 미만의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에서 판매한 16종 중 실효수익률 최하위 변액보험은 대한생명의 ‘스마트63변액연금보험Ⅱ’로 연평균 수익률이 1.12%였다. 이어 AIA생명의 ‘스텝업 스마트 변액연금보험(1.33%)’, 하나HSBC생명의 ‘넘버원STEP-UP변액연금(1.61%)’, 미래에셋생명의 ‘미래에셋LoveAge위너스변액연금보험(1.65%)’ 순이었다.
반면 설계사를 통해 판매된 상품 중 연 실효수익률이 가장 좋은 변액연금보험은 교보생명의 교보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4.06%)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통해 판매된 상품 중에서는 역시 교보생명의 ‘교보First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4.28%)’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연금 수령액 최고 38%까지 차이난다
생보업계 “변액은 ‘고위험·고수익’ 상품”
순위 정보 덮으려고만 하는 생보업계
각종 비용과 예정이율 등을 종합평가해 가격(보험료) 요소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설계사 판매상품 가운데 ING생명의 스마트업인베스트와 라이프인베스트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은행 판매상품에서는 하나HSBC생명의 넘버원변액연금이 가격경쟁력이 높았다.
조사를 실시한 금소연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할 때 판매원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고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상태에서 중도해지할 경우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비교 분석된 변액연금보험의 평균 운용기간은 4.9년이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가 납입하는 월 보험료에서 계약체결비용·계약관리비용·위험보험료를 차감한 다음 펀드에 투입한 금액 중 수탁운용수수료와 기타비용을 공제한 뒤, 실제수익률에 입각하여 각 상품의 실효수익률을 도출하여 비교, 평가해 이루어졌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소비자원의 ‘K-컨슈머리포트 2012-2 변액연금보험 비교정보’도 실릴 예정이다.
◇ 생보협회 “비교객관성 미흡” 반발
수익률의 차이는 생각보다 매우 크다. 가령 10년간 월 20만원씩 총 2400만원을 냈을 시 ‘교보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4.06%)’의 적립금은 3375만원이 된다. 그러나 수익률 최하위인 ‘스마트업인베스트변액연금보험(0.22%)’으로는 2454만원에 불과하다. 10년 확정연금수령 때 두 보험의 연금 차이도 408만원과 296만원으로 38%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생보협회는 지난 4일, 금융소비자연맹의 ‘변액연금보험 비교정보’에 반박했다. 생보협회는 “운용기간이 단기인 변액보험펀드는 수익률측면서 불리하다”며 “평가기준이 된 ‘실효수익률’은 비교객관성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금융시장 여건에 대한 고려도 미흡하다”며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설정된 펀드와 2011년 유럽재정 위기이후 개설된 펀드는 여건상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생명보험협회 모진영 팀장은 <한겨례>를 통해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설정된 상품과 2011년 유럽재정 위기 이후 주식시장 침체시기에 설정된 상품이 있기 때문에 시장 여건상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도 “변액연금보험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라 단기적으로는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률이 클 수밖에 없다”며 “펀드와 마찬가지로 10년 이상 장기 투자 개념으로 상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소연 역시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진으로 주식·채권 등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며 “펀드 수익률 또한 좋지 않아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은 향후 경기변동과 개별 펀드의 투자실적에 따라 변동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금소연 “정확한 정보 확산 필요”
그러나 실상은 정부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소비자단체가 추진한 조사를 생보업계가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막아선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금융>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날 저녁 금소연 조연행 부회장은 “사전협의 과정에서 생보업계에선 순위발표를 하지 말아 줄 것을 희망해 왔으나, 소비자입장에서 정확한 통계에 근거한 순위정보는 매우 유익한 정보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므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가야지 순위평가 자체가 곤란하다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소비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데, 생보협회는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한 펀드평가사의 변액보험 펀드수익률 발표 당시에도 생보협회는 순위가 발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외부적으론 “선정기준이 잘못됐다”는 지적과 함께 내부적으론 “순위는 발표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으로 일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사들은 영업에 ‘장애물’이 될 정보의 확산을 막고 싶은 것이다.
금소연 이기욱 정책개발팀장은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 공개 이유에 대해 “이번 발표는 보험회사의 공시 자료를 가공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런 정보를 알지 못한 채 가입하고 있어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연금 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보험사나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자료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안정적인 투자 성향의 소비자라면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연금저축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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