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일명 '자체처벌제' 유명무실
금감원, 제도 도입이래 징계 4건 그쳐 해당 금융사 판단에 의존 등 형평성 문제
황지혜
gryffind44@hotmail.com | 2006-10-10 00:00:00
금융감독당국이 금융회사의 자율규제 기능을 높이기 위해 2004년 도입한 조치의뢰제도가 원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은 10일 "2004년 4월 조치의뢰제도가 도입된 이래 불법ㆍ부당행위가 적발돼 금융감독원이 조치의뢰한 38건 중 해당 금융사가 감봉 이상의 징계조치를 취한 것은 4건에 불과하다"며 "자칫 불법·부당행위에 대해 해당 금융기관이 `자기 식구 감싸기'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치의뢰제도는 내부통제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대형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금감원이 검사 후 직접 제재수준을 결정하지 않고 해당 금융회사의 장에게 직원의 불법ㆍ부당행위 내용을 통보해 자체 내규에 따라 제재대상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해 조치하는 제도다.
김 의원은 "제도 도입이래 금감원 검사 후 불법ㆍ부당행위가 발견돼 금감원이 조치를 의뢰한 건수는 은행권에서 2차례 이상 지적을 받은 하나은행,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부산은행, SC제일은행, 신한은행을 비롯해 모두 38건이었다"면서 "이중 해당 금융사가 정직이나 해고 등 감봉 이상의 징계를 내린 경우는 4건에 그쳤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차례 검사에서 대출약정서와 다르게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부당하게 받는 등 4건 이상의 지적을 받아 조치의뢰됐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치의뢰를 한 뒤 이들 금융회사에 대해 아직 재조치를 요구한 적이 없으며 다만 지난해 대리점수수료 부당지급을 지적받아 관련자 2명에게 각각 견책과 경고 조치를 내렸던 현대해상에 대해 재조치 요구를 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조치의뢰제도는 불법ㆍ부당행위에 대해 해당 금융사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상이한 조치처분이 발생하는 등 형평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자율규제 기능 제고라는 긍정적 측면에서 이 제도의 도입과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