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들통난 깡통 ISA, 수익률에 집중할 때

김재화

arjjang21@naver.com | 2016-05-09 12:54:45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판매 기간이 이번 주로 두 달이 된다.


은행권과 증권업계는 ISA의 출시 전부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은행권이 넓은 점포망을 이용해 증권업계보다 많은 가입자를 모았다면 증권업계는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앞세워 1인당 평균 가입금액에서 앞서 나갔다.


양 업계가 ISA를 적극 홍보하는 동안 프로젝트의 취지에 걸맞지 않는 ‘깡통 ISA’가 양산됐다.


특히 은행권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가족과 지인에게 ISA 가입을 권유하고 심지어 영업점 직원이 사복을 입고 은행을 방문해 ISA에 가입하기도 했다.


엇나간 실적 경쟁으로 인해 지난 3월 14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1만원 이하의 ISA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136만2827명) 중 74.38%(101만3663명)를 차지했다.


게다가 1만원 이하 가입자의 가입금액은 전체 가입금액(6311억6330만원)의 겨우 1.4%(88억5620만원)에 불과했다.


ISA의 출시 이후에 처음으로 깡통 ISA의 실체가 나타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깡통 ISA라는 언론의 질타에 ‘문제없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절반을 훨씬 웃도는 규모가 공개됐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은행권은 깡통 ISA가 들통난 마당에 의미 없는 실적 경쟁보다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을 늘리는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


현재 ISA에 관심이 있지만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6월 중순께 공개될 금융사별 ISA 수익률을 주시하고 있다.


수익률이 더 높은 금융사에서 ISA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아직 증권업계에 비해 자산운용 능력이 뒤떨어지고 해당 영역의 전문가도 부족하다.


이러한 부분은 일임형 ISA의 수익률에서 낱낱이 드러날 것이고 실적의 향방을 결정지을 분기점이 될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영업점 관계자는 “일임형 ISA를 판매하기 위해 투자자산운용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어 고객에게 전문성과 신뢰가 확보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익률이 공개될 때까지 약 한 달이 남았다.


처음부터 증권업계보다 ISA의 수익률이 높으면 좋겠지만 전문성을 높인 후 수익률에 집중해도 늦지 않다. 실적이 뒤쳐져지는 건 그 때 뿐이다.


아직 ISA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이 5000만명이나 남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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