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제약업계 검은돈, 리베이트 해법은 없나?
“의료계 전체의 도덕성 회복과 자정노력 필요”
이완재
puryeon@naver.com | 2011-10-25 14:46:44
검찰은 최근 한국오츠카제약을 시장조사업체와 손을 잡고 설문조사를 명목으로 의사 858명에게 13억여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적발·처리했다. 검찰은 이 회사 전무를 불구속기소하고 시장조사업체 M사 대표 최 모씨를 추가 기소·처리했다.
제약업체가 돌린 문제의 설문지는 약의 효능이 어떤지를 묻는 2장짜리로, 설문 이후 의사들에게 많게는 500만원까지 수고비 명목의 뒷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들은 한 장당 5만원씩 하는 설문조사비를 더 타내기 위해 혼자서 백부 넘게 설문지에 답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850여명의 의사에게 13억여원의 거액이 리베이트로 뿌려졌다. 제약업계와 의사간 합법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부당 금품수수로 ‘리베이트’의 또 다른 선례를 남긴 것이다.
이에앞서 건일제약이 식약청으로부터 전국 병의원 및 약국을 상대로 30억원대의 리베이트 제공혐의로 적발돼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식약청 조사단은 건일제약이 의약품 처방 확대를 목적으로 전국 병원 및 의원과 약국 등에 30억원대의 리베이트 제공혐의를 적발하고 과징금과 함께 건일제약 대표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주목할 점은 이 두 사건 모두 쌍벌제 시행 이후 나온 새로운 유형의 ‘리베이트 신종수법’이라는 점이다. 제약업계의 잇딴 로비의혹으로 검찰의 표적수사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리베이트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지능화가 거듭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제약사 외에도 부광약품이 약값 협상과정에서 국민건강공단 측에 로비를 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전격 압수수색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또 종근당은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과 관련해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등 회계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시로 제약업계 전반의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리베이트 단속을 전면적으로 강화할 방침까지 밝혔다. 그럼에도 리베이트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봇물 터지듯 재발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제약업계=리베이트라는 인식도 강하다. 리베이트 비용 전가로 인해 높아진 병원, 약국 의약품 가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제약업계 리베이트 해결방법은 없을까. 리베이트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대응과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리베이트를 저지른 업체나 의사 모두에게 형벌을 적용하겠다는 쌍벌제도 큰 효과를 못 본데서 알 수 있다.
결론은 하나다. 리베이트라는 부정한 방법으로 사세를 넓히려는 제약사나, 부정하게 가욋돈이나 챙기려는 의사 모두 잃어버린 도덕성 회복이 시급하다. 의사는 의사가 되기위해 선언했던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돌아보고, 제약사는 우수한 신약개발 노력으로 환자와 병의원으로부터 선택받는 것. 그것만이 리베이트라는 검은 유혹에서 서로가 자유로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어느 때보다 의료계 전체의 자정노력이 절실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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