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조용병 “펀드슈퍼마켓, 투자자 선택권 확대할 것”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143)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08-19 16:39:36
“은행·증권사와 충돌 우려, 경쟁 통해 고객이 多혜택 누리도록”
“자산운용시장, 고객 신뢰 회복 위해 ‘바이앤홀드 전략’ 필요”
온라인상에서 모든 펀드 상품을 한 눈에 비교해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펀드슈퍼마켓’이 이르면 내년 1월 등장한다.
현재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하려면 은행이나 증권사 등 오프라인 판매 창구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 온라인 펀드 판매 사이트가 있지만 개별 사이트를 일일이 검색해야 한다. 운용사들도 현재의 판매 여건에 대해 불편을 느낀다. 은행이나 증권 등 관계사가 없는 독립운용사의 경우 펀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런 어려움을 덜어보고자 펀드슈퍼마켓을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고, 펀드슈퍼마켓의 원활한 출범을 위해 ‘펀드슈퍼마켓 설립준비위원회’를 만든 후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설립준비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조용병 위원장은 펀드슈퍼마켓의 성격을 지배주주가 없는 ‘공공재(Public Goods)’로 정의했다. 그는 “펀드슈퍼마켓은 공공재인 만큼 투자자의 선택권 확대와 중소 운용사의 활로 모색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며 “이번 설립으로 자산운용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펀드슈퍼마켓 설립준비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운용사 중 대형사에 속하고,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판매 채널이 있다는 점, 합작사라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어서 저를 위원장으로 선출한 것 같다. ‘자산운용업계에 온지 얼마 안 됐다’고 하니까 오래 있으면 편견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해 할 말이 없더라.”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모든 펀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좋다. 하지만 상품이 워낙 다양해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울 것 같은데.
“출자자 구성을 보면 에프앤가이드, 제로인 같은 펀드평가사가 있다. 그 곳에서 평가한 자료를 올리고, 검색엔진을 잘 만들어 모든 펀드가 나오도록 할 것이다. 각 운용사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고, 운용인력은 누가 있는지,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것이다.”
-자산운용업계가 주로 어떤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것으로 보는가.
“구조가 복잡한 상품의 경우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줘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런 상품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판매중인 상품을 재분류하거나 다듬어서 간단하면서도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 것으로 본다. 지금도 상품은 무척 많기 때문에 새로 만드는 것은 구조나 비용 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펀드슈퍼마켓은 출자자가 많아 자칫 ‘주인 없는 조직’이 될 수도 있는데.
“경영권이 분산됐다는 것은 경영권이 취약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펀드슈퍼마켓은 출범 자체가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보다는 어떻게 하면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중소 운용사들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재인 만큼 여러 가지 자율 협약도 필요할 것 같다.”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기존 판매사와의 충돌 문제도 우려된다.
“경쟁을 통해 고객이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펀드슈퍼마켓은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문을 도와주는 독립재무설계사(IFA) 제도와 실명확인을 위한 금융기관과의 협조도 필요하다. 사실 외국 사례를 보면 펀드슈퍼마켓의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에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펀드슈퍼마켓 대표이사 공모가 지난 23일부터 시작됐다.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분위기는?
“설립준비위원회나 금융투자협회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들었다.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셈이다. 펀드슈퍼마켓에 현재 200억원이 투입됐는데 잘못하면 4~5년 안에 문을 닫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능한 후보자를 여러 분 모신 후 공개적인 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현재 자산운용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투자자, 즉 고객의 신뢰 회복이다. 펀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어 환매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라고 보나?
“증권과 달리 펀드는 ‘바이 앤 홀드(Buy & Hold)’ 전략이 필요하다. 수익률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길게 보고 투자하는 고객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고, 자산운용업계도 그런 면에 대해 설득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더 이상 국내 상품만으로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낮추지 않는다면 여전히 신뢰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하지만 해외 상품을 통해 재미를 본 투자자는 많지 않다. 오히려 수익률이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고객 관점에서 보면 종합적인 자산관리 개념이 정비되지 못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고객 기반은 주로 은행이나 증권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여기에 자산관리를 합쳐 ‘하이브리드’로 가야 된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관리를 추구하면 신뢰 문제는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끝으로 펀드슈퍼마켓 설립준비위원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무엇보다도 훌륭한 대표이사를 선임해 펀드슈퍼마켓을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신임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리가 부실하면 무너져서 빠지기 때문이다. 매주 목요일 설립준비위원회 회의를 통해 준비 작업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조용병 대표는
1957년 6월 30일 출생.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헬싱키 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신한은행’ 뉴욕지점 대리를 시작으로 △인사부 차장 △세종로지점 지점장 △인사부 부장 △기획부 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 지점장 △뉴욕지점 지점장 △자금국제그룹 전무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으로 재직 중이다.
정리 : 홍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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