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가격이 문제'

무의미한 2조원 추가 부담…론스타 먹튀논란 뒤집어 쓸 수도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0-19 16:31:31

[토요경제] 장우진 기자 = 법원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해 유 전 대표는 재상고를, 론스타코리아는 재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외환은행-하나금융지주간 인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 전 대표의 재상고는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었다. 그러나 론스타코리아의 결정은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결과인만큼 하나금융도 인수방향을 명확히 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미 금융당국과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등에서 ‘론스타에 징벌적 매각’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하나금융으로써는 여러 가지 난국에 처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7월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인수계약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현재 인수금액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외환은행 주가가 당시보다 반토막난 상황에서 이대로 인수를 하게 된다면 약 2조원 가량을 손해보게 된다. 또 론스타의 ‘먹튀 논란’을 자칫 뒤집어 쓰게되는 상황에 처할수도 있다. 그러나 론스타의 그 동안 행보를 봤을때 하나금융과 순순히 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론스타코리아, ‘재상고 NO’…예상 뒤엎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함께 론스타코리아 역시 재상고가 예상됐었다.
금융위가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게 되는 시점부터 6개월 안에 외환은행 지분 41%를 처분해야 하는 만큼 시간벌기용 재상고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또 재상고를 안할 시 잘못은 인정하는 꼴로 대외적 평판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도 이같은 추측의 이유였다.
그러나 사모펀드다운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 없는 상고보다는 빠르게 외환은행 지분매각을 추진하겠다는 포석을 깔았다.
상황이 정해지자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움직임은 바빠지게 됐다.
론스타는 유죄가 확정된 만큼 론스타는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되고, 금융위의 강제매각 명령에 따라 은행법에 따라 론스타 보유 외환은행 지분 51.02%중 41% 이상을 6개월 이내 처분해야 한다. 현 은행법에 따르면 대주주 자격이 없으면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


▲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 앞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론스타 단죄와 국부유출 먹튀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제공)

◇외환銀 노조, ‘징벌적 매각’ 강력 주장


이 같은 상황에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에 ‘징벌적 매각 명령’을 기대하고 있다.
노조는 “상황이 이런데도 천문학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5조2000억 원의 수익을 챙겨주면서 떳떳하게 한국을 떠날 수 있도록 끝까지 뒤를 봐주는 세력이 있다”며 배후세력 존재 의혹을 제기했다. 매각 예정가 중에서 2조8000억 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에 해당하며, 론스타에게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릴 경우엔 이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므로 당초 계약대로 매각이 진행되는 것은 ‘부당하고 불법적인 국부유출’이라는 게 노조의 논리다.
이어 “이번 사태는 론스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배제하는 등 징벌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며 “(강제매각에 대한 명확한) 법적규정이 없다면 금융당국은 재량껏 정당성을 갖고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금융으로의 인수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심사와 징벌적 매각명령’을 촉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노조 관계자는 “론스타가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이라는 의혹에도 정부가 서둘러 보유지분 매각 명령을 내리는 것은 하나금융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하나금융 인수 반대를 표명했다.
하나금융-론스타간 계약과 지난 7월 이뤄진 1조5000억원 대출 등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성명을 내고 강한 반대움직임을 보인바 있다.
노조는 “하나금융의 자금이 여의치 않는 상태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결국 하나금융 빚을 갚기 위해 외환은행은 여전히 빈털터리가 될 것”이라며 “이는 하나금융이 외한은행 인수를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배당성향이 30%에서 70%로 상향조정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금융위는 론스타에 대한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의 유죄판결에 따라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고 법에 따라 즉각적인 시정명령과 의결권 정지, 징벌적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이 외 이외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도 ‘징벌적 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하나금융, 인수가격 골머리 문제…‘돈 잃고 욕먹을 수도’


이같은 상황에 가장 골치아픈 것은 하나금융이다.
노조 등은 ‘징벌적 매각명령’에 대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주장하고 있지만, 금융당국도 마땅한 대안을 두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우선 강제매각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자칫 과도한 규제를 가할 경우, 국내 자본투자 환경을 주시하고 있는 외국기업에 대한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서는 하나금융이 모든 ‘짐’을 떠안고 가야하는 현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짐’은 외환은행 인수금액과 인수후 노조 등의 눈초리, 인수결과에 따른 ‘먹튀논란’ 후폭풍 등이다. 즉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얼마에 인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거리인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7월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인수계약 금액이 당시 주가기준(1만3390원) 4조40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약 5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현재 외환은행 주가는 7000원대 초반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현 주가기준으로는 약 2조4000억원 수준이다. 7월 기준으로 인수할 시 무려 2조원 가량을 추가 부담해야하는 것이다.
이에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것 아니냐”며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나금융이 인수가격을 깎아야 하는 이유는 주가에 따른 가격부담이 전부는 아니다. 노조 등 ‘징벌적 매각’을 강력이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금액이 현 주가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론스타의 먹튀를 눈감아 줬다’라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게 되면 이 같은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인수 자체에 불만을 갖고 있는 만큼 자칫 ‘파업’ 등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휩싸일 수도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론스타간 외환은행 인수계획이 알려진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간 투쟁복을 입고 근무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자칫 또 다른 의미의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나금융의 인수협상 능력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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