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와” LG의 무모한 패기

업계 “LG, 자신들이 애플이라고 착각하나”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1-10-17 11:19:05

지난번 3DTV전쟁에 이어 LG가 삼성에 또한번 승부를 걸어왔다. 이번에는 스마트폰 액정전쟁이다. LG는 최근 LTE폰 발표회장에서 LTE가 아닌 보다 선명하고 고해상도의 액정화면을 전면으로 내세워 삼성을 공격했다. 이례적으로 LG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부까지 총동원된 전면전 예고 였다. 그러나 이에대해 삼성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은 지난 3DTV때와 같이 큰 대응없이 넘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LG가 미처 생각못한것이 있다면 휴대폰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제품 발표이후 네티즌들은 LG를 향해 “중요한건 액정이 아니다”라며 “액정은 취향 차이일뿐인데 LG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따. 업계에서도 “LG가 애플처럼 되려하는 것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일”이라며 “LG폰의 현실은 그저 버스폰(보조금이 과다 지급되 매우 싸게 공급되는 이동전화)”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LG전자는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선보였지만 속도가 아닌 ‘화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를 삼성전자의 제품과 직접비교 시연하는 방법을 택해 양사는 올 초 3DTV전쟁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한판 붙을 기세다.


먼저 공격에 나선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옵티머스 롱텀에볼루션(LTE)’ 공개 행사를 열었다. 액정화면을 만드는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발표 행사에 참여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LG가 이날 행사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화질이었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이 행사장 곳곳에 배치돼 신제품 ‘옵티머스 LTE’에 사용된 AH-IPS(광시야각) 방식 액정화면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날 행사장에 자사의 ‘옵티머스 LTE’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TE’를 나란히 배치, 화질을 비교하는 전시물을 설치했다. 어떤 제품이 실제 사물의 색상을 잘 표현하고 작은 글씨를 명확히 나타내는지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보여준 것이다.


동영상에서는 삼성재품과 LG제품 위에 버터를 올려놓고, 20~30분 후 삼성제품 위에 있던 버터가 완전히 녹아내리자 “계란프라이를 하려면 AMOLED를 이용하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는 LG 의 IPS액정에 비해 삼성의 AMOLED액정의 발열이 배 이상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LG는 “우리가 사용하는 패널은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사용해 소비전력을 크게 낮췄다”면서 “자체 발광으로 발열이 높은 삼성전자의 슈퍼아몰레드에 비해 소비전력이 2.3배 덜 든다”고 밝혔다.


화질에 있어서도 LG는 “옵티머스 LTE는 4.5인치 IPS패널을 사용해 1인치당 픽셀수는 329ppi 수준으로 HD급 해상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1인치 안에 픽셀수가 많을수록 화면이 치밀하고 선명하다. 비교대상인 삼성의 ‘갤럭시S2 HD LTE’는 316ppi급 ‘HD 슈퍼아몰레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색 정확도가 100%지만 삼성 아몰레드는 150% 과장되어 자연스럽지 못하고 정확한 색을 표현하지 못한다”며 “슈퍼아몰레드의 경우 실제 화소수는 3분의 2 수준”이라고 말했다.


LG 측은 삼성전자의 아몰레드를 사용하면 눈이 피로해진다고 공격했다. LG는 “(소비자에게) 왜곡된 ‘베네핏(혜택)’을 마케팅을 이용해 전달하는 것은 정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삼성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후발 주자가 선두를 깎아내리는 마케팅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갤럭시S2의 막대한 판매량을 보면 소비자 선호도는 쉽게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AMOLED는 갤럭시S2는 물론, 노키아 스마트폰과 12월에 발표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에도 채용됐다”며 “이처럼 많은 제조사에서 채택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우수성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LG대 삼성의 싸움은 올 초 3DTV 화질전쟁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당시 LG는 삼성의 3DTV 방식을을 비판하면서 경쟁구도를 만들어 국내 시장점유율과 인지도 측면에서 큰 재미를 본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에서도 이 같은 전략을 써먹은 셈이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반응도 이해가 간다. 삼성은 올 초 3DTV에서 득보다 실이 많았기 때문이다.


◇ 네티즌 반응 “냉담”


그러나 휴대폰 업계와 네티즌들의 반응은 LG에 호의적이지 못하다. 한 네티즌은 “LG는 자신들이 애플이라고 착각하는듯 하다”며 “지금 LG에 필요한건 디스플레이가 아니고 경영진 교체인것 같다”고 평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디스플레이는 취향 문제에 불과하다”며 “내눈에 맞는걸 쓰는게 정답”이라 말했다.


업계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 관계자는 “실제 시장에서 LG폰은 오로지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만 팔리는게 현실”이라며 “사람들은 디스플레이때문에 스마트폰을 구입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LG폰은 소위 버스폰으로만 나간다”며 “그나마 이통사 보조금 덕분에 명맥을 유지하는것”이라고 혹평했다. 버스폰은 이통사의 보조금이 매우 많아 매우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말한다.


한 IT전문 블로거는 “LG의 경쟁상대는 삼성이 아니라 노키아나 HTC다”라며 “LG는 자신들이 애플이거나 애플처럼 될수 있다는 큰 착각에 빠진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3DTV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LG는 매우 등수가 낮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서 LG의 지금 모습은 “동네 꼬마가 대드는꼴”이라는 의미다.


한 전문가는 “LG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가장 큰 착각은 ‘엄청난 스펙’을 보여주면 사용자가 알아서 그 용도를 찾아내 줄것이다라고 믿는데 있다”며 “애플과 차이는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무엇을 할것인가”를 고민하고 ‘기술’을 여기에 접목한다. 즉 목적의 구현을 위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글로벌기업들이 여기에 부합되는것은 아니다. 가령 구글은 ‘기술’을 우선시 하는 구조다. 구글이 현재 하고있는 사업분야는 수십가지가 넘는다. 개중에는 ‘우주여행’과 같은것들도 있다. 그러나 구글의 가치도 궁극적으로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통한다. 즉, ‘기술’로 ‘무엇을 할것인가’로 통하는 것이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왜’라는 가치가 결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시장의 선두사업자가 이끄는데로 따라다니는 양떼와 같다. 즉, 리더부터 “이것이 왜 필요한가?”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도 “목적이 없는 기술은 무의미 하다”며 “그간 삼성이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을’의 위치에 머무를수 밖에 없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기술적으로는 자타공인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삼성의 강점은 기술을 다듬고 발전시키는데에 치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애플등과 생긴 일련의 소송전쟁으로 인해 ‘기술의 목적’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삼성은 애플, 구글과 달리 ‘기술이 곧 감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것이 삼성의 정체성에 맞다”며 일련의 소송전쟁이 끝나고 삼성이 깨닫는 바가 있다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될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LG는 아직 갈길이 멀기만 하다. 사실상 LG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번도 강자이거나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내세울만한 디스플레이 조차도 애플의 ‘레티나’마케팅 덕분이라는것이 업계의 평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LG는 애플보단 HTC의 성장에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LG가 피쳐폰에서 잘나가던 시절 HTC는 브랜드도 없는 2차 생산업체에 불과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대 약진을 이뤘다”고 설명하며 “LG는 애플, 삼성 따라가려다 가랭이 찢어지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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