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저격수’ 홍종학 등판에 긴장하는 대형 면세점
홍종학 중기부 장관 후보자, 특허 5년 단축 관세법 개정 주도…대기업 특허 연장 차질 우려
이경화
icekhl@sateconomy.co.kr | 2017-10-25 13:16:26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대형 면세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의원 시절이던 2013년 면세점 특허 갱신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관세법 개정안인 이른바 홍종학법을 발의해 통과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홍 후보자는 “기존 체제에선 롯데와 신라 등 대기업에 영구적으로 면세점 사업 특혜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들이 홍 후보자의 등장에 무엇보다 긴장하고 있다. 홍 후보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으로 의원 시절 재벌 저격수로 불릴 만큼 개혁성향이 강하다.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대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서 지나친 특혜를 받고 있다는 관점이 작용했다. 반면 중소 면세점들은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면세업계에선 면세점 특허갱신 실패에 따른 고용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면세점사업자 선정과정의 비리의혹이 확인되는 등 현행 면세점제도에 대한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제도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되돌려야한다고 주장해왔다. 5년마다 특허를 두고 전쟁을 치르고 있어 특혜와 비리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특성상 불확실성이 커져 장기적 투자·고용 등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해 박근혜 정부에서 면세점 특허기간을 다시 10년으로 늘리는 관세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는 면세점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당국은 현행 특허제도를 경매제와 등록제 등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특허기간과 갱신·송객수수료 문제 등도 검토된다. 면세점 주무부처는 기획재정부지만 홍 후보자가 중기부장관에 임명되면 제도개편안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그간의 잘못된 정책으로 세계1위인 한국 면세점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중소·중견면세점 지원 취지는 좋지만 면세점은 중소기업이 하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1차 제도개선안에서 면세점에 대한 지원은 언급도 되지 않았다”면서 “홍종학법을 대표 발의한 홍 후보자가 중기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향후 개선책에도 지원보단 규제가 우선시될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정책에서 중기업 비중이 크고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 정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한 만큼 중소·중견면세점에 불리하지 않은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야권에선 “과잉규제 입법으로 대규모 실직사태를 만든 홍 후보자가 중소벤처 분야 일자리 창출은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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