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연임' 두고 당국·하나금융 2차 신경전
최종구 "현 경영승계 시스템은 문제…개선책 찾을 것"<br>김정태 회장 맞대응 여부 '주목'…전면전 확산은 '우려'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12-12 17:25:59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금융지주 회장 '셀프연임' 논란을 두고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의 2차전이 발발하는 모양새다. 금융권은 수장들의 설전이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대주주가 없다 보니 현직이 자기가 계속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및 경영승계 관련) 제도가 취지와 다르게 운영돼, 개선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위원장은 "BNK금융도 경영진 부재상황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공백도 길어지고 논란도 생겼다"며 "현재처럼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게 정부가 말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주 회장들이 재벌 총수의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도 많이 있고,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고 간섭을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정 CEO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민간회사 인사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여태껏 그러지도 않았다"며 "특정인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는 없다. 어떤 배경이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일축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장기·소액 연체자 지원 대책 브리핑 자리에서 "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며 "자기와 경쟁할 사람을 인사 조치해 대안이 없도록 만들고 연임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한 게 사실이라면 CEO로서 중대한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명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및 지주사 출범 12주년 기념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직에서 CEO(최고경자)를 했던 임원들이 음해성 소문을 내고 있다고 들었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며 "최 위원장이 얘기한 것은 투명하고 절차에 맞게 경영승계를 하라는 얘기다. 내 방향성과 맞다"고 맞불을 놨다.
금융권은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셀프연임' 논쟁 2차전이 붙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종구 위원장이 금융권에서 뜨고 있는 호금회(고려대 금융인 모임) 중 한명으로, 지난달 발언이 호금회 수장으로 있는 김승유 전 회장의 계략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의 발언으로 상황은 김 회장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는 평가였다. 여기서 논쟁이 더욱 거세지면 김승유 전 회장의 하나금융 흔들기가 기정사실화가 된다는 분석에서다.
금융권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김 회장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같은 상황이 확산돼 금융권 경영에 당국이 '메스'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 위원장 발언에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KB금융지주도 긴장하고 있다.
윤 회장은 김옥찬 KB금융 사장을 사내이사로 두지 않았다. 여기에 김 사장이 최근 자리를 떠나면서 경쟁자 없애기 의혹이 나왔다. 사외이사도 친분이 있는 인물들을 앉혔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과 지주 회장간 설전이 재기됐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의지가 재차 확인된 사안"이라며 "신경전이 전면전으로 확산되면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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