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식업계 가성비와 가격인상의 모순

조은지

cho.eunji@daum.net | 2017-02-14 17:28:37

[토요경제=조은지 기자] 어느순간 외식트렌드는 ‘가성비’라는 명목 하에 저렴하면서 가격대비 보다 나은 품질을 추구하는 바람을 타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불황과 메마른 서민들의 지갑을 대변해 주듯이 더 저렴하고 더 값싼 그러나 그에 비해 좋은 품질의 제품들을 선보인다.
알뜰하고 합리적인 소비라는 그늘 아래 다른 한쪽에선 줄 잇는 가격인상으로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주요 식품가격의 인상은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퍼졌다.
업계는 물가인상과 인건비, 물류비, 관리비 등을 이유로 꼽으며 100원에서 많게는 1000원씩 높였고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지(AI)와 구제역으로 식료품 가격인상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패스트푸드 햄버거도 이제 더 이상 ‘저렴함’이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맥도날드가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린데 이어 버거킹도 연이어 가격인상을 발표했고 버거킹의 햄버거 세트는 1만원을 육박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날씨만큼 차갑다.
가격인상이 이어지자 소비자들의 지갑은 더욱 닫히고 이는 곧 업계실적 악화로 돌아가는 일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할 때이다.
가성비가 트렌드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다지 가성비가 높지 않다.
내수침체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업계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늘리고 알바들의 임금을 체불하며 근로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임금을 계산하는 “꺾기‘행위로 가성비라는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가격인상은 업계의 또 다른 트렌드처럼 줄줄이 따라가고 있지만 정작 근본적인 불황을 타파할 소비자들의 삶은 여전히 ‘가성비’만을 쫒아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성비’라는 트렌드를 선택하고 싶어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좁아지는 취업문턱, 힘들어지는 삶 때문에 합리화를 하며 가성비로 내몰린 것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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