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사업 진출 신세계, 또 다시 상생 외면 논란

골목상권침해‧갑의 횡포 … “신세계 주특기 나왔다” 비판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5-01-22 14:54:26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신세계그룹의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가 다음 달 와인 전문 매장을 연다. 신세계L&B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와인 전문 매장인 ‘와인앤모어’ 1호점을 개장하는데 이어 3월에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도 2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와인앤모어 1호점은 30평 규모로 다양한 가격대의 주류를 취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마트에서 판매하며 국내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칠레와인 G7도 포함된다. 특히 G7은 신세계그룹 정재은 명예회장이 극찬한 테이블와인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신세계의 와인 사업 진출은 오너가의 선봉에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 애주가이자 와인 애호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에일맥주와 위스키 등에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반포에 수제 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 신세계의 주류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존재한다. 오너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 분야에 투자를 하고 지원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하필 이러한 사업이 중소상인들이 터전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소상인들과의 상생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또다시 제기되는 것이다. 이른바 ‘갑의 횡포’가 또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첨예한 대립
신세계그룹은 이전부터 상생과 관련해 불협화음을 냈던 대표적인 그룹이다.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은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홍역을 치렀고,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항이 논의됐음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제방사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을 화두로 내세워 재벌 2세들의 제빵사업 진출에 대해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철수할 것을 종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유경 부사장은 이럴 거부했다. 이와 관련 있는 계열사인 신세계SVN이 주로 이마트와 백화점 등에 입점해있는 만큼 골목상권 침해와는 관계가 없다는 이유였고, 신세계 측은 ‘데이앤데이’와 ‘달로와요’ 등 빵집 브랜드를 계속 유지했다.
결국 신세계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얻어맞았고, 2012년 국정감사 불출석과 청문회 불참으로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법의 심판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신세계 측이 2009년부터 총 1837억 원 규모의 부당 지원으로 신세계SVN이 급성장 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경쟁 베이커리 사업자와 중소 피자업체 등이 시장점유율 하락과 매출 급감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신세계SVN의 매출은 급성장했다.
특히 신세계SVN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던 정유경 부사장은 부당 지원속의 성장으로 배당금만 12억 원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한 공정위는 이러한 부당 지원에 정유경 부사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을 비롯해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고 밝혀 신세계그룹은 도덕성에 큰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지난 1999년 업계 최초로 윤리경영을 도입한 신세계는 전담 조직인 기업윤리사무국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투명경영과 상생경영을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협력회사와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러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경영행보를 보였다는 지탄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를 비롯한 각종 ‘갑의 횡포’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윤리 경영과 도덕성에 치명타
신세계는 유통사업과 관련해서도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선보인 후 '변종SSM'으로 재래시장과 슈퍼마켓 등에 심대한 충격을 주었다고 비난을 받았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재벌인 신세계의 이마트는 국내 시장점유율 88.8%를 자랑하던 대형마트 3사 중에서도 무려 3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던 시장의 강자였다. 그러나 편의점 사업까지 진출하겠다는 움직임을 나타내 중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과 마주하기도 했다.
당시 신세계 측은 자사의 편의점이 신세계 그룹이 공급하는 제품 외에 다른 업체의 제품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또한 신세계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부지 외에는 직영 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며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공급’ 역할에 집중하여 영세점주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편의점 시장에 유통 재벌인 신세계가 뛰어드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이마트의 직원 사찰 파문 역시 골목상권 침해와는 다른 문제지만 ‘갑의 횡포’라는 점에서는 전방위 적인 신세계그룹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주류사업 진출도 상생 위반
이 같은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주류시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또 하나의 상권침해라는 지적이다.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 내에서의 싸움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키우는 제로섬게임을 상대적 약자인 중소상인들을 대상으로 유통공룡 신세계가 또다시 펼치고 있다는 불편한 시선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광범위한 ‘갑의 횡포’이자 세분화 된 ‘골목 상권 침해’가 신세계그룹의 ‘전공’이라고 비판하며 상생경영이 아닌 상극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3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상생, 그리고 골목상권 보호에 힘쓰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주류업 진출 행보는 이와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주류 유통 – 내성기업은 과연?
이미 신세계그룹은 국내주류 유통과 관련해서도 의심스러운 행보를 이어왔다.
국내 주류의 경우 수입 주류와는 달리 반드시 도매상을 거쳐야 하는데, 신세계와 이마트 등에 납품하는 도매업을 내성기업이 1998년부터 독점해오고 있다. 내성기업은 1997년까지만 해도 신세계 통신망 안에 존재했던 곳으로 1998년 이택연 전 영등포점장이 퇴직하며 맡았고, 신세계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신세계 측은 이에 대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내성기업이 법적으로 신세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며 독점 논란과 관련해서도 “일 잘하는 업체와 오랫동안 함께 일 하는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느냐”며 내성기업 외에도 그런 파트너는 더러 있다고 밝혔다.
변화와 조치보다는 무조건 버티기
각종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서도 빠른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신세계그룹의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신세계건설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SK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이 바로 조치에 나선 것과 달리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2013년 신세계 그룹은 총 183건의 내부거래를 진행했고 이중 98.4%에 이르는 180건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했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까지 아웃렛, 쇼핑센터, 온라인 해외사업, 백화점, 대형마트 등 총 3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이들 중 대부분의 대규모 건설은 신세계건설이 수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빵집 골목상권 논란 때에도 신세계는 공정위의 징계가 이어질 때까지 입장을 고수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 등은 빵집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결국 특별한 외부적인 제어장치가 없는 한 신세계그룹의 주류사업 진출과 중소상인에 대한 상권 침해 논란은 계속될 것이고, 이에 대한 조치도 조속히 이루어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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