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요 계열사, 내달 ‘10조 빌딩’ 입주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5-01-22 14:47:58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다음 달부터 서울 삼성동에 새로 구입한 한국전력 본사 건물로 이전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위아의 서울사무소를 시작으로 현대글로비스 강남본사, 현대파워텍 서울사무소, 동부특수강 등 4계 계열사가 사무실을 옮긴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전하는 계열사들은 그동안 현대차 본사 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현대차는 서울에 3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1만 8000명 선의 임직원이 있지만 양재동에 위치한 사옥에 이를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이전을 실시하는 계열사 1000명 정도의 인원들은 서울 강남 일대에 따로 건물을 얻어 업무를 지속해왔다. 현대차는 한국전력이 지난 달, 전남 나주로 이전을 완료하면서 비어있는 한전 사옥으로 이전에 나서기로 했다. 한전 사옥은 지상 31층에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그러나 이전 검토 대상이었던 현대모비스는 임대 계약 기간이 2년 이상 남아 있어 이전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본사가 나주로 이전하면서 삼성동 주변 상권이 위축됐다”며, “이번 이전은 계열사를 미리 입주시켜 주변 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정가 3배의 부지 인수 … 논란은 여전
현대차는 지난 해 9월 총 면적 7만8342㎡의 한전 삼성동 부지를 매입하며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10조 5500억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는데 이 금액 자체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일었던 것. 당시 현대차의 매입가는 감정가보다도 3배 이상 높았으며,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삼성그룹의 제시액보다도 2배나 많은 액수였다.
당초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관심을 모았던 ‘한전 부지 매입 전쟁’은 현대차의 승리로 끝났음에도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입찰에 성공한 현대차에게 따가운 시선이 쏠리며 ‘승자의 저주’라는 지적도 일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을 빼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환율 문제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된 상황까지 겹치며 현대차는 한때 시가총액 규모에서 SK하이닉스에도 밀리며 3위로 주저앉기도 했다.
또한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소액 주주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재판부가 정 회장에 대한 한전부지 고가 매입과 관련한 배임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며 한숨을 돌렸지만, 경제개혁연대가 논평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주 의사도 묻지 않은 채 10조원 넘는 투자를 결정했고 이사회의 정상적 절차가 아닌 총수 일가의 독단에 의해 결정됐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현대차 주식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10조원을 들인 한전 부지에 11조원을 더 투입해 오는 2020년까지 105층 신사옥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해 자동차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호텔, 컨벤션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지어 서울 지역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새로 짓는 신사옥을 통해 ‘한국판 아우토슈타트(AutoStadt)’를 구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그룹 본사로 출고센터,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을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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