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정성립 사장과 ‘협력’ 가닥
노조 관계자 “회동 후 이미 반대의사 한수 접어”
홍승우
hongswzz@naver.com | 2015-05-07 16:47:27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지난 4일 정성립 사장 내정자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3월 고재호 사장의 후임인사가 늦어지자 ‘사장 선임 촉구, 정치권 외압 금지, 낙하산 인사 반대’ 등을 주장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정 내정자를 새 사장으로 추천하자 ‘외부인사’라는 이유로 지명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 내정자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 사장을 맡아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시키는 등 경영 정상화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퇴사 후 STX조선해양 사장을 맡았다는 점을 들어 ‘외부인사’로 분류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7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바른 인사검증을 거친 내부인사 선임이라는 노조의 요구를 끝내 묵살했다”면서 “내부인사를 선임하지 않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앞두고 충실한 대변인 역할에 적합한 사람을 선정한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을 등에 업고 STX조선해양을 손쉽게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삼우중공업, 대한조선 등 산업은행이 떠안은 부실기업을 처리하는 청소부 역할로 대우조선해양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산업은행이 의도적으로 사장 선임을 지연해 내부 분란을 조장하고 이를 빌미로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내부인사를 사장으로 추천하지 않은 것은 꼼수”라며 “지금이라도 참신하고 검증된 내부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도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정 내정자와의 회동 후 반대 주장은 사실상 접은 것으로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집행부와 정 내정자가 지난달 8일 회동을 가졌다.
정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인력 구조조정과 STX조선해양 위탁경영 등 노조의 우려를 해명하고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관계자에 의하면 “정 내정자가 노조의 우려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 내정자가 대규모 인원감축 등으로 단기간 수익성을 끌어올린 후 고가 매각을 추진하는 악역을 맡아 돌아왔다고 우려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경영난에 처한 STX조선해양을 대우조선해양에 떠넘길 것으로 봤다. 더불어 인적구조조정 금지, 조직쇄신 문제 등 여러 가지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정 내정자가 노조의 이런 우려를 부인하면서 노조의 반대 뜻이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고재호 사장이 최근 사장 후보군을 모두 내친 상황에서 노조가 정치권 인사 영입 등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대우조선 출신 정 내정자를 수용했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노조의 장기적인 반대 투쟁이 일터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또 정성립 사장 내정자가 노조와의 약속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믿고 정성립 사장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 선임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정 내정자는 주총 승인을 거쳐 이르면 6월 1일 세 번째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1981년 대우조선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해 이미 2001~2006년 두차례 사장을 맡았다. 대우조선이 2001년 워크아웃 신청 1년 만에 조기 졸업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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