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자원봉사 중요하다”
한국전문자원봉사센터 김창룡 이사장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1-09-23 11:12:11
자원봉사는 국내에서만 하는 건 아니다. 중국 스촨성 대지진 때나 일본 후쿠시마 쓰나미 피해지역에도 한국의 자원봉사단이 나가서 맹활약했고 유네스코나 국제아동기금 등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많으며, 아프리카와 동남아 오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도 상당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전·현직 전문직종 종사자들을 회원으로 하는 사단법인 한국전문자원봉사센터(한자봉)가 설립돼 한국 자원봉사 활동의 업그레이드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직종에서 일하거나 일했던 사람들이 모여 맞춤 봉사를 제공한다는 게 이 단체의 설립 취지이다. ‘한자봉’이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한국전문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한 김창룡(66) 이사장을 만나 이 단체의 목적과 활동계획 등을 들어본다.
-한자봉을 설립하게 된 배경과 계기는.
“서초전문자원봉사단이 모체가 됐다. 지난 2006년 구성된 서초전문자원봉사단 단장을 맡아 자원봉사활동을 펴오면서 전문적 지식과 기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전국적인 기구를 만들 필요성을 느껴 한자봉 설립을 추진해 왔습니다. 상임이사이신 이영철 박사(행정학)께서 열정적으로 지원해주신 덕분에 최근 서울시로부터 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자원봉사활동에 있어서 협회가 필요한 이유는.
“자원봉사라고는 하지만 돈이 든다. 오지로 출장 가려면 수십 명이 움직이기 위한 여비, 노인분들을 만날 때 입어야 할 한복, 침술 봉사를 할 때 사용할 1회용 침 등 활동을 위한 경비와 소모품비가 소요되는데 이것까지 봉사자들에게 부담시키기는 어렵지 않는가. 한자봉은 이러한 일들을 하게 됩니다. 한자봉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자원봉사단체로는 최초이자 유일한 단체다. 전국에 각 기초자치단체마다 자원봉사활기본법에 의거해 각 시군구 산하에 설립된 자원봉사활동센터가 231개가 있지만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산하단체이지만, 한자봉은 순수 민간단체라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의의가 있는 것이다.”
-회원은 얼마나 되나.
“현재까지 등록 회원은 350명이지만 모체가 된 서초전문자원봉사단 회원들이 넘어오면 곧 1만 명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회원 중에는 우리 사회의 상류층으로 분류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고 특히 전?현직 교사 교수 예술인들도 많다. 개인택시 기사들을 비롯해 작가 배우들도 열심히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활동 내용을 소개한다면.
“각 분야의 전문인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활동 중인 사례를 소개하면, 한 현직 여중 국어교사는 1대1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5년생에게 과외지도를 하고 있다. 교사의 과외수업은 불법이지만 무료 지도는 괜찮다. 이 선생님의 봉사활동이 알려지자 영어선생님, 수학선생님도 나서서 지도해주기로 했다. 한자봉에는 특히 전·현직 교육계 인사들뿐 아니라 예체능계 인사들도 학습지도에 나서고 있다. 야구, 바이올린, 피아노, 뮤지컬 등 어린 학생들이 꿈이 있지만 가정형편으로 배우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개인 지도를 해줄 계획이다.”
-한자봉이 계획하고 있는 봉사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교육현장에서의 수요 등을 반영해 12월까지 다양한 전문봉사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할 계획이다. 주요 아이템을 말씀 드린다면, 첫째는 우측통행 안내 자원봉사이다.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뀐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보행자들은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학생들이 1개 학급이면 지하철역 1곳을 커버할 수 있다. 피켓을 들고 학생들이 조용한 톤으로 ‘우측통행해 주세요’라고 말하면 빠른 시일 내에 우측통행이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는 젊은이들에게 역사의식과 예절교육을 베풀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양재동 시민의 숲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는데 경치도 좋은 이곳에 학생들이 잘 가지 않는 게 안타깝다. 그래서 기념관 안내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1층 안내에서부터 2층 홍보실, 3층 영사실 등을 안내하기 위해 윤 의사에 대해 공부하게 되지 않겠는가. 강당에서는 동아리들의 공연을 하게 해 청소년들이 즐기면서 지역사회 역사에 대해서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게 될 것이다. 또 시민의 숲에는 등산 전문가들이 나와 학생들에게 캠핑 방법을 보여주고 가르쳐 주는 코너도 마련할 계획이다. 셋째는 일반 시민들에게 자원봉사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테면 자원봉사 평생대학원 같은 개념인데,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자원봉사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자원봉사 단체들이 정부에서 받은 예산의 60% 이상을 직원 인건비로 지출하고 정작 자원봉사에 대한 지출은 얼마 안 되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선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자봉은 어떻게 운영비를 마련하는가.
“한자봉 내에는 만만클럽과 재능클럽이라는 모임이 있는데 만만클럽은 회원 각자가 1년에 1만원씩 낸다. 회원이 1만 명이면 1년에 1억 원이 모아진다. 현재는 이사진들이 수백 만원씩 내는 기부금과 운영위원, 자문위원들께서 내주시는 특별 기부금 등 자체 회비로 충당하고 있지만 계속적으로 많은 금액을 기부받기는 부담스럽고 또 한자봉의 활동이 확대되면 정부예산 지원도 받아야 할 것으로 본다. 재능클럽은 전문지식이나 기능을 가진 회원들의 모임으로 각자의 재능으로 필요한 봉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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