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유혹’…카드포인트 선지급의 비밀
카드사만 배불리는 ‘기형적 이익구조’…과소비 조장까지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09-15 09:20:50
[토요경제=장우진 기자]신용카드 발급시 지급되는 포인트 선지급 제도가 수수료 지출 등에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는 물품 구매 시 카드사가 먼저 포인트를 지급해 일정금액을 할인 받은 후 약정기간 동안 신용카드 포인트를 쌓아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포인트를 지급받아 물품구매 대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선포인트 제도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카드사만 배불리는 시스템이다.
만약 매월 일정금액 이상 카드실적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 고객들은 카드사에 현금으로 갚아야 하며 추가적으로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카드포인트를 선지급 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빚을 선지급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포인트 선지급 제도’ 미끼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에 의하면 올 상반기 카드 일평균 이용실적은 2만2449건, 1조6499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용카드 발급 장수도 1억2233만장으로 지난해보다 9.3% 증가했으며, 이는 경제활동인구 1인당 4.8장, 국민 1인당 2.5장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한은은 밝힌바 있다. 지난해 말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1억1659만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드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 이용잔액은 약 1조80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이용 회원수는 549만명, 전년대비 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포인트 선지급 제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 포인트 선지급 제도가 결국은 카드사만 배불리는 ‘기형적 이익구조’라는 점이다.
고객들은 은행들이 포인트 선지급을 통해 할인받은 금액을 약정기간 내에 갚아나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월 혹은 기간내 일정 액수 이상의 카드실적이 있어야만 한다. 카드실적이 정해진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현금으로 갚아야함은 물론 추가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카드사만 배불리는 ‘기형적 이익구조’
카드사 입장에서는 어느 방면이도 이익을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객들이 포인트를 갚기 위해 충분한 금액의 카드실적을 올린다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충분한 이익이 들어오게 된다. 카드포인트를 갚아야 한다는 명목을 미끼로 카드사용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또 카드사와 포인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정기간 3년에 한달 사용액 기준도 만만치 않아 결국 ‘당장 할인받을 수 있는 선포인트 제도’ 유혹에 넘어간 소비자들은 이를 감당하기 위해 카드실적을 늘려야만 한다. 이에 ‘카드사들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카드의 한 선포인트 카드를 사용 중인 김 모씨(36세, 회사원)은 “평소 카드실적과 매월 사용해야 하는 금액의 차이가 별로 안나 큰 부담없이 포인트카드를 선택했다”며 “첫 달 포인트 할인된 내용을 보고 기분은 좋았지만 이후 혹시나 실적이 부족할까봐 조바심에 평소보다 카드사용이 늘어나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객이 정해진 액수만큼 카드사용을 못하더라도 카드사는 손해볼 이유는 없다. 할인된 금액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갚아야만 하며 추가로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회 정무위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올 상반기 전체 상환액 4914억원 중 현금상환액은 2129억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절반 가까이가 현금으로 갚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카드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수료도 추가로 부담해야돼 카드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보다 더 클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별로는 외환은행 72%, 하나SK카드 69%, KB국민카드 68.8%, 대구은행 65%, 신한카드 52%, 삼성카드 49%로 전업카드사의 현금상환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은 ‘카드사용을 더 많이 사용하거나 수수료를 내야만 하는’ 구조이며, 카드사는 포인트 선지급을 통해 고객에게 카드가 발급되는 순간 ‘어떤 식으로는 수익을 남기는’ 기형적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포인트 할인? ‘결국은 빚’
이 같은 실태에 금융당국은 지난 7월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의 한도를 구매대금의 절반으로 제한했다.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가 과열기미를 보이자 규제를 가한 것이다.
보완된 제고는 현행 70만원 한도 제한과 동시 적용된다. 예를 들어 70만원 짜리 상품 구입시 기존에는 70만원을 할인 받았다면 이제는 35만원만 포인트 할인이 적용된다. 단 400만원짜리 제품 구입시 절반인 200만원 중 70만원까지 포인트 할인이 적용된다.
또 금감원은 최근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 이용시 유의사항을 발표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나섰다.
우선 △포인트 선지급 상품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포인트카드는 일반적으로 선포인트와 세이브포인트 카드로 나뉘는데 이는 상환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선포인트 카드는 선지급 받은 포인트에 대해 약정기간내 상환하면 된다. 만약 상환을 못할 시 부족한 금액에 대해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세이브포인트 카드는 약정기간 동안 매월 분할해 할인받은 원금 및 수수료를 상환하기 위해 일정금액 이상 실적이 있어야만 하며 만약 이를 갚지 못할 시 역시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포인트 선지급은 결국 ‘빚’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미상환 금액에 대해 현금으로 상환할 시 추가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유혹에 이끌려 섣불리 포인트카드를 발급받아서는 안된다. 또한 △ 할인금액만을 보지 말고 자신의 평소 카드실적에 맞춰 카드를 발급받아야만 한다. △중복이용도 삼가야 한다. 카드 하나만 사용해 카드실적을 충분히 올려 미상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다른 카드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서비스 약정 후에도 취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카드사는 선지급 포인트서비스 약정 후 계약체결 여부와 주요 상환 조건 등을 재확인 하는 ‘해피콜’을 운영중에 있어 불필요하다고 느낄 시 서비스 약정을 해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내장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포인트 적립 기준과 대상 등을 살펴보고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춰 적립률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화 된 만큼 포인트 선지급 제도는 잘만 사용하면 유용하다”며 “그러나 일시적인 할인유혹에 이끌려 섣불리 선포인트 카드를 사용하다간 자칫 ‘포인트 빚’에 시달릴 수 있어 충분한 검토 후 발급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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