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대 경쟁자는 삼성”

NYT, 애플·삼성전자 비교 분석

염유창

uwindow@nate.com | 2013-02-13 17:11:43

▲ 사진은 갤럭시 S3(왼쪽)와 갤럭시 S3 미니(오른쪽)의 모습.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미국의 영향력 있는 매체인 뉴욕타임스가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교 분석한 기사를 다뤄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삼성이 애플의 쿨함을 위협하는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란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삼성전자를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인정하면서도 양 사의 경영비전, 사업구조, 제조방식 등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시장 쫓는 삼성, 시장 창조 애플
“애플이 최근 몇 년 만에 추격당하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애플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경영비전, 사업구조, 제조방식 등을 애플과 비교 분석해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은 삼성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시장에서 한 번도 제대로 된 경쟁자를 만나지 못했다”며 “델, 휴렛팩커드(HP), 노키아, 블랙베리도 경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애플의 경쟁자로 떠오르게 된 배경으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를 통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격차를 크게 좁힌 것을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갤럭시S3는 애플 아이폰과 판매대수 기준으로 막상막하로 다툰 첫 스마트폰”이라며 “삼성과 애플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업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은 경영비전, 사업구조, 제조방식 등 모든 면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시장을 분석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애플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지배하는 방식을 보인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은 반도체, 평판 패널,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카메라, 진공청소기, PC, 프린터, TV 등 폭넓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시장조사기관을 통해 소비자의 수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적용하며 기존 시장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려고 애쓴다”고 전했다.


이어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의 말을 인용해 “삼성은 시장에서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얻고, 시장 자체를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리서치 투자는 애플이 보유한 세계 수준의 디자이너들을 자극하고 있다. 애플이 초기 모델보다 좀 더 큰 액정화면이 달린 아이폰5를 출시할 때 이미 삼성은 ‘패블릿’으로 불리는 5.3인치의 갤럭시 노트를 판매하고 있었다.


갤럭시S3의 디자이너들은 캄보디아와 핀란드 헬싱키 등으로 여행을 다니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 전시를 보고 아프리카 숲에서 열기구를 타기도 한다. 삼성엔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 기술공학의 다양한 배경을 갖춘 1000명의 디자이너들이 있다.


삼성의 송한길 디자이너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 하늘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데서 스크린에 물이 흐르는 듯한 시각효과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의 탄생 또한 소비자 연구를 반영한 것이다. 디지털 펜으로 필기하고 그림을 그리는 장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포커스그룹과 서베이의 결실이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며 “과거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시장조사를 믿지 않았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 사진은 아이폰5의 모습.
◇ “TV·입는 컴퓨터 시장서 격돌할 것”
연구개발(R&D) 비용에서도 삼성과 애플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2011년 R&D 비용으로 105억 달러(전체 매출의 5.7%), 애플은 34억 달러(전체 매출의 2.2%)를 지출했다. 마케팅 비용도 삼성은 30억 달러, 애플은 10억 달러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또 삼성은 전 세계 34개 삼성 산하 조사기관에서 6만 명의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통신사 및 파트너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애플보다 훨씬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통신사와 일할 때는 애플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맞출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지만 삼성은 합의와 쌍방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스프린트의 대니얼 헤시 CEO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을 ‘놀라운 파트너’라고 칭했다. 그는 “삼성은 함께 일한다. 우리들의 얘기를 듣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반영한다. 그들은 쌍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애플은 공장을 두지 않는 반면 삼성전자는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지적했다.


아심코의 호레이스 데디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전통적으로 애플, 소니, HP와 같은 업체들에게 부품을 직접 만들어 팔면서 성장해왔다”며 “글로벌 업체들과 오랫동안 일하면서 그들과 어떻게 경쟁해야 할지를 배웠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뉴욕타임스는 애플과 삼성의 경쟁은 TV 시장과 ‘입는 컴퓨터’시장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은 그동안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로 불렸지만 스마트TV 부문에서는 이미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도 중요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모바일 기기가 대화면에서 안경, 손목 시계 등으로 진화해가면서 원격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인터넷을 통해 꺼내 쓰는 클라우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삼성은 애플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튈지를 예측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 “팀쿡, 삼성과 싸우지 말자”
한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COO시절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소송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씨넷은 소송 문제를 잘 아는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쿡 CEO가 COO시절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특허 소송에 처음부터 반대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핵심부품을 공급했기 때문으로 2011년 애플은 삼성전자에게 80억달러(한화 약 8조7000억원)어치의 부품을 구입할 정도로 친밀한 비즈니스 관계에 있다.


또 고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던 지난 2005년 애플과 삼성전자가 플래시 메모리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도 작용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거래를 위해 애플 본사가 있는 팔로알토에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 2010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애플 제품과 너무 유사하다고 판단했고 이듬해 갤럭시 탭이 나오자 인내심이 폭발해 결국 삼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침내 2011년 4월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8월 약 10억달러 규모의 승소 평결을 얻어냈다.


그러나 최근 양 사간 송사가 길어지면서 애플 임원들이 삼성전자 소송에 찬성하지 않았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의 제조를 전량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소송, 원가 절감 등의 이유로 삼성의 의존도를 점차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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