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미스터리’ 뒤에는 삼성이?

최대석 교수, 인수위 사퇴 이유는…

도영택

yz_online@sateconomy.co.kr | 2013-02-07 15:33:43

▲ 임명 일주일 만에 대통령직인수위원 자리에서 물러난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의 사퇴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뒷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토요경제=도영택 기자]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을 맡았던 최대석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인수위원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최 교수는 지난 달 13일 일신상의 이유로 인수위원직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최 교수의 사임이유와 관련한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대답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최 교수의 사의 배경과 관련, 새로운 설(設)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 매체가 “최 교수의 사퇴 원인은 정부 승인 없이 북한과 접촉한 것이며, 이 사건엔 삼성도 연루돼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 누구도 설명 않는 최대석 사퇴 배경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을 맡았던 최대석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의 사퇴 배경에 대해 인수위원들은 이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최 교수는 지난 1월 12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고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이 이를 수락해 인수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임명장을 받은 지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2007년 대선 전부터 박 당선인에게 대북정책 관련 조언을 해 온 최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인사이자 선대위 행복추진위원회에서도 활동한 외교ㆍ안보 분야의 대표적 브레인이다.


특히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차기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더욱이 일부 자격논란에 휩싸였던 다른 인수위원들과 달리 별다른 구설에 오르지도 않아 최 교수의 전격사퇴는 미스터리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앞에서 대기중이었던 기자들의 질문공세도 최 교수의 사퇴 배경에 집중됐지만 출근길 인수위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최 교수와 같은 외교국방통일분과 소속인 윤병세 인수위원은 “대변인이 다 밝혔지 않느냐”고만 짤막하게 말했을 뿐 내부갈등설 등 사퇴 배경에는 침묵을 지켰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에게도 ‘일신상의 이유가 맞느냐?’, ‘사퇴이유가 무엇인가?’, ‘배경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돌아오는 말은 없었다.


진영 부위원장은 ‘업무와 관련된 사안이냐’는 질문에 “그렇게만 알아두라”고 답변할 뿐,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도 “일신상의 이유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도리”라는 답변만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도 인사문제로 인해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 배경설명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 ‘조금 복잡한 사안’이 뭐기에… 추측 난무
인수위원직 사퇴와 관련, 최대석 교수가 지인들에게 ‘개인 비리가 아닌 조금 복잡한 사안이 발생해 그만뒀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돼 놀랐겠지만 개인차원의 비리는 아니다”면서 “조금 복잡한 사안이 발생해 그만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조금 복잡한 사안’이 어떤 내용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2007년 대선 전부터 박 당선인에게 대북정책 관련 조언을 해 온 최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인사이자 선대위 행복추진위원회에서도 활동한 외교·안보 분야의 대표적 브레인이다.


특히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차기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전공 분야인 통일부 업무보고도 받지 못한 채 인수위 출범 1주일 만에 첫 낙마 사례가 됐다.


더욱이 일부 자격논란에 휩싸였던 다른 인수위원들과 달리 별다른 구설에 오르지도 않아 최 교수의 전격사퇴는 미스터리로 받아들여진다.


◇ 계속되는 침묵 탓… 난무하는 설(設)들
최 교수의 사퇴 배경에 대해 인수위 인사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정계에서는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했다.


우선, 온건 ‘비둘기파’로 불리는 최 교수가 보수적 대북관을 가진 다른 인수위원들과의 갈등으로 물러났다는 설(設)이 나돌았다.


최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과 가까웠던 최재구 전 공화당 의원의 아들이다. 박 당선인과 2대에 걸친 인연을 갖고 있다.


최 위원은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와 평화나눔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북한 김정은의 올 신년사를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하는 등 유연한 대북관을 가졌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에선 그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존중하고 김대중 정부의 6ㆍ15 남북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ㆍ4 공동선언을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토론회에선 “6ㆍ15와 10ㆍ4는 실질적 협의 과정에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문제이며 원칙적으로 당연히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초 학술지 기고문에서 “현 정부의 5ㆍ24 조치는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것이지만 우리 국민과 기업의 불안과 손실은 고려하지 않았다. 국민과 차기 정부를 위해 단계적으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교수는 지난 달 12일 오후 5시 쯤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만나 사의를 표명하기 직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을 만나 남북관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활동했던 정 전 장관은 햇볕정책 적극 지지자이다. 정 전 장관 측은 “최 교수는 그때까지도 사퇴 얘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낮에도 남북관계 전문가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이날 밤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혔다. 외교국방통일분과 김 간사, 윤병세 인수위원과 시각차가 있어 견제를 당한 것이란 분석부터 개인적 신변 문제가 돌출됐다는 관측까지 다양한 설만이 분분했었다. 이후에도 언론을 통해서 갖가지 시나리오가 흘러나왔지만 대부분 설에 그쳤었다.


사퇴 미스터리는 2주 이상 지속됐고, 급기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지난달 28일 “5ㆍ24 조치의 단계적 해체를 주장한 국방외교통일분과 인수위원의 갑작스런 추방극” 운운하며, 최 전 인수위원이 ‘대북유화론’을 표다 여권 내부의 대북 강경파에 밀려 낙마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입각을 위한 검증과정에서 GS그룹이 처가인 탓에 재산문제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루머도 나돌았다.


최 교수의 부인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녀인 허연호 씨다. 최 교수가 이들 회사의 관련 주식을 보유했다가 매각한 기록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온다. 그가 처가 쪽 일 때문에 사퇴했을 것이란 추론에는 이 회사들이 일감 몰아주기와 대기업 간 부적절한 내부거래 의혹이 자리잡고 있었다.


GS그룹 허씨 일가의 사위인 최 교수는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재산 관련 문제 아니냐고 추측하지만 2010년 GS그룹 주식을 상당량 장내 매도한 것 외엔 기업 활동에 특별히 개입한 적이 없다. 인수위 안팎에선 신원조회 과정에서 최 교수 친척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부담을 느껴 자진 사퇴한 게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흘러나왔었다.


그런가 하면 청와대 국가안보실 개편 문제의 발설자로 지목돼 문책을 당한데 따른 것이라는 ‘보안 유출설’도 거론됐었다. 최 교수는 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을 없애고 그 기능을 신설될 국가안보실에 맡긴다는 언론 보도의 유출자로 지목되기도 해 이 부분이 원인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실 신설은 박 당선인의 공약 사항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것인 만큼 사퇴 배경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 사퇴 배경엔 ‘삼성’이?
이처럼 최 교수의 사퇴 배경과 관련한 여려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의 사퇴 이유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 때문이었으며, 접촉과정에 삼성경제연구소 측 연구원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에서 재미한인들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시사 주간지 <선데이저널>은 ‘최대석 인수위 사퇴 뒤에 삼성 있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은 주장을 보도했다. <선데이저널>은 “특히 삼성 측이 이 자리에 동행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본국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최 교수는 지난 12월 말 여당 국회의원 K씨, 삼성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 등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베이징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북한 국방위 소속 부부장(차관)급인 박인국과 접촉했다. 박인국은 주중 한국 대사관 인근 힐튼호텔에 머물던 K씨에게 자신의 대리인을 보내 박 당선인 측의 대북 정책 파악과 당국 대화 재개 의사를 타진했지만, 박인국 측에서 K씨 측에 박 당선인의 신임장을 요구하면서 추가 접촉이 불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교수의 베이징 행은 애초에 정부나 박 당선인의 허가 없이 간 것이기 때문에 신임장이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만남은 한차례에 그쳤다.


중국에서 최 교수 일행의 이런 움직임은 국정원 측에 하나하나 포착됐다. 최 교수와 동행했던 여당 국회의원이 관용여권을 사용했기 때문인데, 이들 일행의 동향은 그대로 국정원에 보고됐으며 박근혜 당선인에게도 전달됐다는 것이다.


일부언론이 보도한 국정원의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최 위원과 국정원 측이 큰 소리를 내며 다퉜다고 한 것도 바로 이 파일 때문이었다는 것.


최 교수가 국정원의 업무보고 태도를 질타하자 역으로 국정원이 관련 내용들을 최 교수에게 들이밀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 교수 일행이 정부 측의 허가 없이 북한 측 인사를 접촉한 것은 명백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최 교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는 것.


또 이런 사항들이 국가정보원에 보고됐고, 이것이 곧바로 박 당선인에게 전달되면서 최 교수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하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무슨 임무를 띠고 누구와 베이징에 갔고, 베이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선데이저널>은 특히 “무엇보다 놀라운 건 사퇴의 원인이 됐던 베이징 측에 삼성 측 인사가 동행했다는 것”이라고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삼성은 삼성경제연구소 내부에 북한 연구소를 두고 그동안 북한 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다”며 “차기 정부의 통일부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최 교수와 북한에 동행했다는 것은 삼성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 측 관계자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 교수의 입장을 듣고자 그가 몸담고 있는 이화여대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