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독점 깼다…하반기 녹십자 ‘Td’·SK ‘대상포진’ 상용화
녹십자 파상풍 예방백신 45만 명 수입분 대체…SK케미칼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 허가
이경화
icekhl@sateconomy.co.kr | 2017-10-11 13:38:52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녹십자와 SK케미칼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주요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백신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수입 대체 효과를 비롯해 전염병 창궐 시 국가 대응역량을 결정하는 백신 주권 강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의 파상풍·디프테리아 예방백신(성인용 Td 백신)과 SK케미칼의 대상포진백신의 상용화가 임박했다. 녹십자의 성인용 Td백신은 오는 12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백신 시판 전 마지막으로 품질을 재확인하는 국가출하승인 단계를 밟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허가된 성인용 Td 백신은 영국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에스케이티디백신주·티디퓨어주와 덴마크 제약사 SSI의 디티부스터 에스에스아이주 등 3종으로 모두 수입제품이다. 이로 인해 외국 제조사의 생산 현황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수급 불확실성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Td백신은 10~12세 사이에 1차 접종을 한 뒤 10년마다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 국내 연 40억 원 가량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녹십자는 성인용 Td 백신 출시로 45만 명분의 수입 백신을 자사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복안이다.
녹십자는 Td 백신에 백일해 항원을 추가한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백신의 임상도 진행 중이다. 해당 백신으로는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Td 백신은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긴 하나 백신 주권과 백일해 혼합 백신 개발에 필요하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의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전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가출하승인 등 절차를 걸쳐 12월경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미국과 유럽 현지 보건당국 허가도 획득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미국 MSD의 조스타박스가 독점해왔다. 2006년(국내 2013년) 출시 이후 11년 만에 독점 구조가 깨지면서 환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졌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시장 규모는 국내 800억 원, 전 세계 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SK케미칼에 이어 GSK의 대상포진 백신인 싱그릭스도 이르면 다음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여 시장은 3파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SK케미칼의 대상포진 백신은 전 세계 상용화된 백신 28종 가운데 국산화에 성공한 14번째 백신이다. 우리나라 백신 자급률이 50%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은 지난해 폐렴구균 백신의 시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자궁경부암·소아장염 백신 임상2상을 진행하는 등 백신 국산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백신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백신 주권 확보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생산이 어려운 필수 백신의 자급력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 노력도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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