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덩치’만 큰 ‘약골’ 됐다

이통3사,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

염유창

uwindow@nate.com | 2013-02-06 18:17:52

▲ 지난해 이통3사의 매출은 모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해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제 살 깎기 식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경쟁에 따른 보조금 지출과 설비 투자 비용(CAPEX) 증대로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 영업익, 두 자릿수 하락률 기록
5일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매출만 보면 전년 보다 적게는 2.3% 많게는 18.7% 성장했다. SK텔레콤은 전년 보다 2.3% 늘어난 16조3005억원을 찍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1.8%, 18.7% 성장한 23조7903억원과 10조9046억원을 기록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 1조7602억원, 순이익 1조11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보다 각각 23.3%, 29.5% 감소한 것이다. KT는 영업이익 1조2138억원, 순이익 1조1115억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30.6%, 23.5%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54.6% 감소한 1268억원, 596억 순손실을 입었다.


포화에 이른 이동통신 시장에서 ‘LTE 가입자 뺏고 뺏기기’ 경쟁으로 마케팅 명목의 보조금을 쏟아부은 데다 네트워크 구축 등 설비투자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지출한 보조금은 총 7조7950억원, 설비투자 비용은 총 8조2486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LTE 마케팅 비용으로 전년 보다 7% 가량 증가한 3조4740억원을 투입했다. 설비투자 비용으로 전년 보다 약 25.5% 늘어난 2조8584억원을 썼다.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은 2011년 9월 기본료 1000원 인하 영향을 받은 데다 3세대(G)서비스에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가 높은 LTE로의 전환이 LG유플러스에 뒤쳐지면서 매출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KT는 같은 기간 LTE 마케팅 비용으로 2조5666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보다 0.37% 줄긴 했지만 적지 않다. 설비 투자 비용으로 전년 보다 약 11.8% 증가한 3조7106억원을 투입했다. 자회사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비통신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성이 뒷걸음친 이유다.


LG유플러스는 LTE 마케팅 비용으로 전년 보다 15.4% 늘어난 1조7544억원을 썼다. 설비투자 비용으로 1조6796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보다 2.1% 줄었으나 적지 않다.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적자를 낸 이유다.


한편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이통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LTE 가입자가 늘어나고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LTE 가입자 확대로 수익성 늘 것”
SK텔레콤은 올해 4세대(G)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1400만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승윤 SK텔레콤 경영지원실장(CFO·최고재무관리자)은 5일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LTE가입자 목표를 별도로 세우진 않았으나 2013년 LTE가 보편화 되면서 1400만명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의 LTE가입자는 753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 약 830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LTE 가입자 확대를 위해 사상 최대인 3조474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이 주효했다.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은 LTE 가입자 유치에 쓰이는 보조금이다.


이와 관련, 안 실장은 “올해 시장 운영비 등 마케팅 비용을 어느 정도 절감할 수 있을지 수치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상당히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사(SK텔레콤)는 올해 시정 안정화에 적극 노력해 마케팅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LTE 가입자가 증가할수록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는 높아진다. ARPU는 이통사의 수익성 지표다. SK텔레콤은 올해 말 ARPU가 지난해 말 보다 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실장은 “올해말 LTE 가입자 비중이 30~5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LTE 가입자 목표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LTE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ARPU는 3만3016원(가입비 접속료 제외)이다. LTE 가입자는 확대됐지만 2011년 9월 기본료 1000원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년 보다 0.5% 감소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말 법적 상한선인 27만원을 초과 지급하는 등 이용자에 보조금을 차별 지급한 이동통신 3사에 20~24일간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을 금지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22일간 영업이 제한됐다.


이에 대해 안 실장은 “각사의 영업정지로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영업정지가 끝나는 1분기 말에는 (보조금 경쟁 과열 정도가)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SK텔레콤의 매출 목표는 17조2000억원이다. 설비투자비용(CAPEX)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부문에 1조6000억원, 비네트워크 부문에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 방통위, 이통사에 구두 경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사 간 보조금 과열 경쟁과 관련 구두경고를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4일 “각사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시장 안정화를 요청했다”면서 “시장이 심각하게 과열됐다고 판단되면 이통사에 추가 제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시장은 기존 이동통신 3사 경쟁 구도에서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업체인 SK텔링크까지 가세하며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알뜰폰 업체는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폿성 보조금을 포함해 이동통신 시장이 전반적으로 과열 되고 있다”면서 “경고 조치에도 시장이 안정화 되지 않으면 사실조사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폿’보조금이란 특정 시간에 휴대폰을 싸게 판다고 광고 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실조사 기간이 연장되면 (보조금 경쟁에 따른)이통사 관련 매출액이 늘어나게 된다”며 “조사가 끝난 후 추가 제재가 내려질 경우 이통사에 부가되는 과징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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