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기업, 잇딴 기업 분할…경영투명성 확보? 규제 회피?

롯데정보통신·한화S&C 등, 투자·사업부문 나눠져…지분매각·IPO 등 후속조치<br>오너 일가 영향력 감소 vs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하기 '꼼수' 논란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09-27 16:36:31

(왼쪽부터) 롯데정보통신, 한화그룹 사옥 전경.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대기업들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들이 기업분할에 나서고 있다. 잇따른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려는 ‘꼼수’로 보는 시선도 있다.



◇ 롯데정보통신·한화S&C, 잇따라 기업 분할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분할을 결정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한화S&C가 존속법인과 사업부문 법인으로 분할한 뒤 사업부문 일부 지분을 스틱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 컨소시엄(스틱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번 기업분할로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눠지며 다음달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이 완료된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이다.


분할 방법은 물적 분할로 투자부문은 존속법인으로 남고 사업부문은 신설법인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분할 후 투자부문은 자회사 관리, 신규사업 투자 등에 나서고 사업부문은 IT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롯데정보통신 측은 기업분할을 통해 투자부문은 향후 롯데 지주회사와 연계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경영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사업부문은 전문성을 확보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은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면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는 “보다 투명한 기업 운영과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자 이번 분할을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투명한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S&C는 다음달 중으로 기존 존속법인과 사업부문 법인으로 물적분할된다. 스틱컨소시엄은 분할된 사업부문 법인의 지분 중 44.6%를 2500억원에 인수했다. 한화S&C의 존속 법인에는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 및 조직 일부만 남게 된다.


스틱컨소시엄은 지난 7월 28일 한화S&C 본 입찰에 참여했으며 3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지분 일부 매각 이후에도 분할된 신설법인은 대주주 지분율을 추가적으로 낮추기 위한 조치들을 강구해 실행할 방침이다.



◇ '일감 몰아주기' 공정위 대표 타겟…'기업 분할' 변수될까?


SI기업들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대체로 높은 편이라 공정위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대표적인 타겟이 되기도 한다. 관련법에 따르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20%가 넘을 때 규제대상이 된다.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신격호 명예회장이 10.45%, 신동빈 롯데 회장이 6.82%, 신동주 전 부회장 3.99%, 신영자 이사장 2.41% 등 모두 24.1%에 이른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지분이 50%,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씨가 각각 25%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기업분할을 하게 되면 오너 일가의 지분으로 투자부문을 지배하게 되고 투자부문이 사업부문을 지배하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S&C 사업부문 법인이 설립되면 오너 일가를 기준으로 손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SI기업들이 내부거래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SI기업 관계자는 “고객들의 개인정보 등 보안상 중요한 정보를 취급하는 기업인 만큼 이를 외부에 맡길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의 SI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통신의 내부거래 비중은 82.8%이며 한화S&C 등의 내부거래 비중은 60.4%에 이른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후보자 시절 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위해 엄정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고 취임 이후 고시 개정을 포함해 과징금 부과 관련 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또 후보자 시절에도 SI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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