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로또 복권'
'1등 되기 어려워'…매년 10% 판매액 감소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7-10-29 09:17:17
판매액 1000원 반토막, 사업자.정부 등 수익금 영향
유진, 수백억 수입 불구 낮은 수수료율.운영비 출혈 예상
'대박'하면 생각나는 '로또'.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산 손바닥만한 로또복권을 손에 쥐고 한 주 동안 행복한 단꿈에 빠져들었으며 우리나라 국민 남녀노소를 할 것 없이 '인생역전'의 꿈을 꾸게 해줬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요즘 '인생역전' 로또사업이 '대박' 흥행 빛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2002년 12월 시작된 로또복권의 판매가 매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등 로또 열기가 수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복권기금도 차츰 줄어들고 있는 추세며, 복권판매업소의 하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당첨자 뿐 아니라 사업하는 사업자에게도 '꿈의 사업'이었던 로또는 점점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는 12월부터 로또사업을 맡는 2기 사업자들에게서 불안성이 제기되면서 로또사업이 예전만큼의 흥행가도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로또 열기 수그러져
지난 24일 기획예산처가 국회 운영위원회 의원들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추첨?즉석식 인쇄복권과 전자복권, 온라인 복권 등의 판매로 조성된 복권기금이 올 연말까지 총 11조366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보이는 숫자일 뿐이다.
4년간 11조원이 넘는 기금이 집계됐지만 이들 복권상품 중 간판격인 로또복권의 판매액이 줄어들면서 복권기금 조성액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또복권 판매액은 지난 2003년 3조8031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2004년 3조2802억원 △2005년 2조7500억원 △2006년 2조4715억원으로 매년 10%~16%씩 꾸준히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로또 복권이 한 회당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반 토막으로 줄어들은 데다 로또를 사도 당첨이 계속되지 않아 구매 의욕이 떨어지는 '로또 피로' 현상의 결과로 분석한다.
여기에 1등 평균 당첨금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예전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평균 81억2900만원이던 1등 당첨금이 지난 5월 18억원까지 떨어졌다. 게임 횟수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전체 복권 매수가 늘어나고, 확률적으로 1등 당첨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복권판매업소의 하향세도 두드러져 지난 2003년 5131개였던 전국 판매업소가 2004년 8931개로 정점에 달했다가 2005년 8025개, 2006년 7613개, 2007년 현재 7427개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기 사업자 불안하다
오는 12월부터 국민은행과 KLS 대신 새로운 사업자가 로또복권 운영을 맡게 된다.
지난 7월 로또 2기 운영사업자에 유진그룹, 농협, LG CNS, 인트라롯이 주축이 된 '나눔로또' 컨소시엄이 선정되며 '대박사업' 주인으로 유진그룹이 새롭게 떠올랐다.
그러나 유진그룹은 '로또 수익을 공공재원 마련에 사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사행성을 조장한 국민은행과 다르다'는 여론의 호평과 함께 로또 사업의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로또복권 사업 초기에는 운영 및 시스템 사업자들도 말 그대로 '로또 대박'을 터뜨렸다.
복권 판매액이 3조7000억원이었던 사업 첫해 시스템 사업자인 KLS는 9.523%의 수수료율로 매출 3500억원을 올렸으며 국민은행도 750억원대 수수료 수입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또복권 판매금액이 1000원으로 내리면서 판매 금액도 크게 감소했고, 이에 수수료 수입 역시 감소했다.
여기에 정부가 2004년부터 시스템업체 수수료율과 운영사업자의 수수료율을 각각 3.144%와 0.5%로 줄였으며,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시스템 구축비용도 다시 사업자가 지불해야 될 것으로 보여 초기처럼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유진 컨소시엄의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율도 문제시 되고 있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유진 컨소시엄의 수수료율은 2.0%(농협 0.5% 포함)으로 경쟁자들보다 0.4%~0.6% 낮다. 이 수수료율은 정부가 산출한 적정 예상 수수료율 2.4%보다도 낮은 수준. 수수료율은 로또 판매액에서 사업자가 받아가는 수익금 비율로 사업자는 이 금액으로 로또 사업의 제반 운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업계는 유진컨소시엄이 제시한 2.0%의 수수료율로는 매년 상당한 적자를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또 한해 수익이 평균 2조7000억원이라 점을 감안했을 때, 유진 컨소시엄의 수익은 500억원 안팎이며 그 중 유진그룹의 수익은 지분율(35.6%)만큼인 200억대에 이른다. 그러나 인건비와 로또 단말기 등 제반운영비가 많게는 천억원대까지 예상되면서 이를 충당하기엔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이 제시한 수수료율은 지난해 KLS보다 300억원 가량 손해 보는 것으로 수익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원가계산을 하면 매년 100억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관계자는 "적자를 보면서까지 사업을 하지는 않겠지만 돈 벌려고 로또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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