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혹평 이어져…삼성·LG에 호재?

"혁신 기대 못 미쳤다" 혹평…열흘새 시총 52조 증발<br>출시 연기 가능성 제기…갤노트8·V30과 경쟁 불발되나<br>'경쟁사 악재'…삼성·LG 부품사에도 악재 우려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09-26 13:45:22

▲ 아이폰X.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애플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이폰8과 8+, 아이폰X를 공개한 가운데 여기에 대한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품 혁신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공개 후 10여일만에 애플의 시가총액 약 50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폰X는 출시 일자가 당초 11월에서 12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쟁을 기대한 삼성과 LG의 계산은 복잡해졌다.


미국 블룸버그는 애플 주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이폰X 공개 당시 주당 160.86달러에서 22일 151.89달러로 마감해 이 기간 동안 5.6%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36% 이상 오르며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아이폰X 공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상 최대 종가인 164.05달러까지 찍기도 했다.


이 여파로 애플 시총도 12일 8308억 달러(약 942조5000억원)에서 21일 7923억 달러로 떨어졌다. 또 이튿날인 22일에도 주가가 0.98% 빠지면서 시총은 7845억 달러(약 890조원)로 마감해 열흘 만에 463억 달러(52조5000억원)가 증발한 셈이다.


이처럼 애플의 주가가 떨어진데는 아이폰X가 999달러라는 높은 가격에 신기능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는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에 전면 듀얼카메라를 장착했다. 그리고 아이폰 중 최초로 LCD 패널이 아닌 OLED 패널을 쓴다. 특히 홈버튼이 사라지면서 아이폰 고유의 기능인 터치ID가 사라지고 대신 3D 페이스ID가 도입됐다.


이 중 애플이 아이폰X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페이스ID는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IT 매체 아이드롭 뉴스는 앨 프랭큰 미국 상원의원이 아이폰X에 탑재한 페이스 ID에 대해 개인 사생활 침범 우려와 보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애플 측에 사용 원리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필 실러 애플 월드와이드마케팅 수석부사장은 터치ID의 오차 확률이 5만 분의 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ID는 보안성을 20배나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아이폰X는 혁신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와 함께 출시 시기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애플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5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X 생산을 위해 준비된 부품 중 일부의 배송을 보류하도록 대만 공급 업체들에 지시했다며 현재 아이폰X의 초기 생산을 위한 분량 중 40%만 배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12월 출시설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금융투자사인 레이먼드제임스의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카소는 지난주 아시아 업계를 순회한 뒤 낸 보고서에서 아이폰X 공급이 12월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카소는 “공급망 관계자들과 접견할 결과 (아이폰X의) 생산 계획에 추가 지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왼쪽), LG전자 V30. <사진=각 사>

아이폰X의 출시가 지연될 경우 이와 경쟁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각각 하반기 갤럭시노트8과 V30을 출시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에 돌입한 입장에서는 경쟁사 제품의 악재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출시 시기가 12월까지 밀려나게 되면 9월에 출시한 갤럭시노트8, V30 등에 시장을 빼앗길 우려가 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마냥 웃을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재 아이폰X에 들어갈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듀얼카메라와 3D센서는 LG이노텍에서 공급하고 있다.


최근 제기된 아이폰X 공급차질 우려로 애플의 주가 뿐 아니라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부품업체의 주가도 4일간 각각 14.1%, 8.2% 급락했다.


아이폰X의 흥행 여부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부품업체들의 운명도 같이 가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판매전망이 더 어두워지면 부품업체들의 실적과 주가에 모두 여파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