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대한항공’…시험대 오른 조원태 리더십
조종사 파업 현실화에 조 사장 ‘소통행보’ 무색<br>사드 여파에 실적 ‘압박’…오너리스크까지 겹쳐
민철
minc0716@sateconomy.co.kr | 2017-09-22 17:34:46
[토요경제=민철 기자]올 초 취임한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열흘 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종사 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배치로 인한 중국發보복 조치 등 대내외적 변수에 맞닥뜨리고 있어서다. 여기에 ‘자택공사 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회장이 사법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조 사장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조 사장은 사장 취임 초기부터 선결 과제로 조종사 노사 문제를 꼽으며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취임 직후 노조 사무실을 전격 방문하는 등의 소통행보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사 갈등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조 사장은 최근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에 참석해 노사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계속 대화하고 있고, 잘 해결될 것”이라며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추석 기간 조종사 파업 현실화에 취임 초기부터 이어온 조 사장의 소통행보는 무색해지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노사 문제가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알린 조 사장의 리더십을 검증하는 시험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2015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회사 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올 초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이후에도 회사 측과 두 차례에 걸쳐 협상에 나섰지만, 양측은 임금인상률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원활환 여객 수송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어, 추석 기간 항공기 운항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외적인 악재도 조 사장의 리더십을 발목잡고 있다. 올 3분기 실적이 최고점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 속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사드보복 조치가 향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8개 중국 노선을 대상으로 감편 조치를 시작으로 추가 축소까지 검토하고 있다. 조 사장은 최근 “중국 노선을 감편해 놓은 상태로 추가 감편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예약 상황에 따라 운항을 재개하거나 감편을 유지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약 15%는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국제 유가상승도 부담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기존 원유감산을 연장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국제유가가 이미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0.69달러에,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56.17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유가상승으로 대항항공을 비롯한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로 어이질 공산이 커 대한항공이 최고 실적을 경신해 나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조 회장마저 자택 공사 비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조 회장으로 비롯된 오너리스크가 조 사장으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법원 판결로 당장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피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당국의 사정권에 놓여있는 터라 조 사장의 행보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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