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 ‘바이오사업 경쟁력’ 어디까지 왔나

제품 개발·생산 투 트랙 ‘성장가도’…바이오시밀러 다양화로 후발주자 약점 극복

이경화

icekhl@sateconomy.co.kr | 2017-09-21 15:26:06

(좌)삼성바이오에피스 인천송도 본사와 (우)삼성바이오로직스 배양공정 내부. <사진=각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바이오·제약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삼성이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품 생산·개발의 투 트랙 속도전이 완숙 단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내년이면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넘어 신약 개발도 진행 중이다. 다만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생산·개발 이원화로 성장 본격화


삼성은 바이오·제약을 신수종사업으로 꼽은 후 2011년 삼성전자,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등이 출자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만들었고 곧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설립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4.6%, 미국 바이오젠이 5.4%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에 주력하고 연구개발(R&D)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맡는 구조를 만들었다. 바이오시밀러 등의 개발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담당하고 개발이 마무리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에 나서는 이원화 형태다.


<자료=삼성바이오에피스>

이 구상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엔브렐 바이오시밀러)와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릭시맙·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서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8월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휴미라 바이오시밀러)도 유럽 판매 허가 승인을 받으며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3종을 모두 가지게 됐다.


여기에 조만간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판매승인이 이뤄지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톱10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최다 보유한 기업이 된다. 최근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의 판매를 시작했는가 하면 바이오신약 개발에까지 뛰어들면서 삼성의 바이오사업이 본격화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와 베네팔리의 위탁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시에 의약품 수탁제조개발(CDO) 사업에 진출했다. 주력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 1위 제약사인 선파마글로벌과 5500만 달러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신약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다국적 제약사 9곳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12개 품목을 생산 중이다.


숙원사업인 3공장 건설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 80%를 넘으며 연내 준공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18만 리터 생산능력을 갖춘 3공장이 준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가동 중인 1공장(3만 리터)과 2공장(15만 리터)을 합쳐 연간 36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CMO기업으로 올라선다.


1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22조4000억 원으로 CMO 세계 1위인 스위스 제약사 론자(시총 약 22조1000억 원)의 시총을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 상장 후 10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은 아직 론자와 비교하기 힘들지만 앞으로 CMO와 CDO를 아우르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이 본격 가동되면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다양화로 후발주자 약점 해소


삼성이 바이오·제약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약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판매·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6개에 이를 정도로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개발이라는 장기적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2년 3공장의 가동률이 100%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오·제약업계는 글로벌 CMO시장이 2020년 1087억 달러(약 12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다수 제약사들이 CMO 시설 구축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CMO 생산설비를 갖추기보다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 CMO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제품 생산·개발로 나눈 투 트랙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오리지널 약의 특허만료와 동시에 제품을 생산·출시할 수 있는 기술력과 양산능력이 필요하다”며 “삼성의 경우 두 회사가 이를 분담함으로써 위험부담은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봤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오는 2025년 매출 4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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