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담보 중복가입 확인 의무화 대상 확대 '난항'
금융위 '의무화 대상 고르기 까다로워'<br>업계 "시행령에서 명확하게 규정 필요"<br>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법안 예고
정종진
whdwlsv@sateconomy.co.kr | 2017-09-22 15:43:04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가 실손담보 중복가입 확인 의무화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대상 선정과 법적 명시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실손담보는 가입한도 내에서 실제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는 특약으로 여러 개 가입하더라도 중복 보상이 안된다.
이에 따라 실손담보에 중복으로 가입해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보험사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와 보험업계는 실손담보 중복가입 확인 의무화 대상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감사원의 지적사항중 하나로 감사원에서는 보험계약자 권익보호를 위해 실손의료보험 외 다른 실손담보 계약에 대해서도 보험사가 중복체결 여부 및 보험금 비례보상에 관한 사항을 확인·안내하도록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 제42조의5(중복계약 체결 확인 의무)는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 지급하는 제3보험상품 즉 실손의료보험으로만 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세가지 기준을 두고 의무화할 실손담보를 선정할 방침이다.
우선 비용적인 측면에서 월 보험료가 1000원 미만의 소액 실손담보는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중복가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회 시스템 등을 개발해야 하는데 월납보험료가 작은 계약까지 포함하는 것은 비용적으로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또 실손담보의 명칭은 동일하거나 유사하지만 보장 범위에 차이가 있는 상품도 배제할 방침이다. 이같은 경우 보장 범위가 다른 만큼 중복가입을 해도 겹치지 않는 부분에서는 보상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끝으로 실손담보 가입대상이 사람이 아닌 목적물인 경우 이에 대한 중복가입 여부를 조회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의무화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금융위 보험과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에서 의무화 가능 대상군을 선정한 초안을 제출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실손담보의 종류가 다양하고 개별 상품별 특성이 상이해 의무화 대상을 선정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검토 후 업계와 협의해 내년중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만들어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중복가입 확인 의무화 확대를 위한 보험업법 시행령 마련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실손담보 상품을 법적으로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복계약 체결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보험사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추진중인 상황에서 시행령상 실손담보의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은 상품이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규정하기 쉽지만 실손담보는 상품 특성에 따라 명칭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시행령에 기술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법적 의무화 대상은 명확하게 표기돼야 혼란이 없는데 이에 대한 숙제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2010년부터 교통사고처리지원금·생활배상책임·벌금 등의 3가지 실손담보에 대해서는 중복 체결 여부를 조회할 수 있는 '실손담보 보험 사전 조회 시스템'을 구축해 보험가입 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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