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방만한 조직·인력 운영…고위직 '채용비위'도 드러나

직원 1~3급만 45.2%, 조직운영 '비효율'<br>채용인원·평가 '마음대로'…금감원 출신 특혜<br>금감원 "강도 높은 내부개혁으로 공정성 확보"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09-20 15:42:34

20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 별관에서 산업금융감사국 제3과 김성진 과장이 금융감독원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1~6급 전 직원 중 관리직인 1~3급이 45.2%나 되는 등 금융감독원의 조직·인력 운영이 방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감원 임원들이 채용비위에 적극 가담해 작년 채용 합격자가 뒤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해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직이 '절반'…8개 해외사무소도 '방만경영'
20일 감사원의 금융감독원 기관운영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금감원은 전 직원 1927명 가운데 1~3급 직원이 45.2%(871명)에 달하고, 1·2급 직원 중 63명은 무보직 상태로 팀원 등으로 배치됐다.


무보직 1·2급들은 하위직급 직원과 동일하게 감독·검사업무를 하면서 급여만 많이 수령하고 있는 상태다. 1급 무보직자의 작년 평균급여는 1억4000여만원, 2급 무보직자는 1억3000여만원이다.


또 감사원은 금감원의 직위 보직자가 전 직원의 20.6%(397명)에 달하는 등 직위 수가 너무 많고, 292개 팀의 팀원이 평균 3.9명(팀장 제외)에 불과한 점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실장 등 직위자의 1인당 인건비는 비직위자보다 연간 1000만~3000만원 정도 더 소요된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8개 해외사무소 운영도 '방만 경영' 사례로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들 사무소에 연간 78억원을 투입해 20명을 상주시킨다. 그러나 해외사무소가 수집한 업무정보 525건의 98.2%(516건)는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수집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처럼 금감원이 ▲무보직 1~2급 63명 ▲유사직위자 43명 ▲국외사무소 인원 20명을 재배치하는 등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채 민원처리 인력이 부족하다며 정원외로 255명의 인력을 운영중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인력운영이 방만해 연간 예산이 지난해 3256억원에서 올해 3666억원으로 410억원(12.6%)이 증가하는 등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독분담금이 급증하는 원인은 감독관청인 금융위의 통제가 느슨하고, 기재부와 국회 등 재정통제 기관의 통제수단이 없으며, 분담금 납부의무자인 금융기관이 저항하기 어려운 점 때문"이라며 "금융위는 감독분담금이 부담금관리기본법상 부담금으로 지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감원 잇따른 '채용비위'도 적발…"합격자 뒤바뀌어"
특히 인력채용에 있어서도 선발 인원과 평가방식 등을 자의적으로 조정해 합격자가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년도 신입직원 채용시험' 당시 총무국장 이모씨는 지인으로부터 합격문의를 받은 지원자 A씨가 필기전형 합격대상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은 뒤 3개 분야(경제·경영·법학) 채용 예정 인원을 각 1명씩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에 탈락할 위기에 놓인 직원도 추가로 합격했고,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했다. 면접에서 이 국장은 A씨에게 10점 만점에 9점을 줬다.


당시 부원장보였던 김수일 부원장은 채용인 원을 늘릴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데도 이를 허용했고,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그대로 결재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2차 면접 후 서 수석부원장은 이 국장 등으로부터 합격자를 대상으로 '세평(世評)'을 조회하자는 말을 듣고 당초 계획에 없던 세평을 조회하도록 해 3명을 탈락시키고, 지원분야도 다르고 예비후보자보다 후순위자를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영학 분야에서는 부정적 세평을 받은 후보자를 합격시키는 등 '자의적'으로 합격자를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공학 분야에서는 1·2위를 부정적 세평을 이유로 떨어트리고, 차순위자인 B씨는 세평 조회 없이 합격시켰다. B씨의 경우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지원서에 '대전 소재 대학졸업'으로 적었다. 금감원 인사담당 팀장 등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필기합격 취소 여부 결재권자인 서 수석부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1차 면접합격자 보고문서와 2차 면접전형 참고자료에 B씨를 '지방인재'라고 적었다.


아울러 감사원은 2016년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40명을 채용할 때도 자의적으로 합격자를 조정했고, 금감원 출신들에게 특혜를 줬다고 밝혔다. 금감원 인사담당 3명은 지원자들의 경력적합성 점수 30점 만점에 손을 대면 안 되지만 5명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각각 5~25점을 감점해 불합격시켰다.


이병삼 국장은 면접에서 인성검사결과 '부적격 등급'을 받는 금감원 출신 지원자에 대해 "금감원에 근무하면서 인성이 검증된 사람"이라며 합격시키는 데 동의했다.


아울러 이 국장은 예비합격자를 선정하면서 아예 명단에 없던 지원자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국장은 올해 1월 부원장보로 임명됐다.


감사원은 김수일 전 부원장과 서태종 수석부원장, 이병삼 부원장보가 채용비위에 연루됐다고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에게 통보했으며 국장 1명 면직, 팀장 등 3명 정직, 직원 2명은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또 작년 채용 당시 인사담당 팀장과 선임조사역은 각각 정직, 조사역은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금감원, "감사원 지적 수용…강도 높은 내부개혁 추진"
이에 금감원은 감사원이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지적한 제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조직·인력·예산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외부 파견 및 기능축소 부서의 인력을 감축하고, 가상화폐·P2P·회계감리 등 감독수요 증가 분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직원 채용과정도 전반을 점검해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채용 전 과정에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하고 서류전형은 폐지한다. 외부 면접위원도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임직원 주식매매에 대해서도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내부 규율을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주식거래 금지 대상 직원을 대폭 확대하고 신고의무 위반자는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민간전문가 위주로 구성된'금감원 인사·조직문화 혁신 TF' 논의를 거쳐 오는 10월말까지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말까지 후속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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