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회삿돈 유용' 경찰조사…삼성 확대되나
영종도 호텔 공사비 횡령해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 보탠 혐의<br>경찰 "삼성 실무자 조사 마친 후 책임자 소환 여부 검토할 것"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09-20 15:28:42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조양호 한진 회장이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유사한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인 삼성 쪽도 소환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조양호 회장을 회삿돈을 유용해 자택 인테리어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지난 19일 소환해 16시간 조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같은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 자택에 대해서도 소환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당시 공사비용 중 30억원 가량을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자금 유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73)씨를 구속한 데 이어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피의자로 소환을 통보했다.
또 경찰은 인테리어 공사업체 세금탈루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대한항공 자금 일부가 자택 공사비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7월 대한항공 본사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경찰은 “그간 확보한 증거와 다른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늦어도 추석 연휴 전에는 조 회장 신병처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한진과 함께 조사 중인 삼성에 대해서는 “현재 실무자들을 불러서 진술을 확인하는 단계”라며 “책임자 누구를 소환할지 여부는 추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일가의 자택 관리사무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업무상 횡령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해 자택공사 및 회계 관련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삼성 일가의 주택을 인테리어 공사하는 과정에서 삼성 측이 공사업체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 등으로 대금을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공사 자료와 회계처리 자료, 대금지불 경로 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한 후 공사비 지출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대로 관련 책임자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인테리어 관련 수사가 재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조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자택을 인테리어 한 업체가 같은 회사이며 경찰이 이 회사의 회계장부를 확보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수사범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현재로써는 수사를 더 확대할 계획이 없다. 혐의가 포착된 한진, 삼성의 수사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업체는 시공능력 9위의 대형 인테리어 기업으로 그랜드하얏트호텔, 반얀트리서울, 포시즌호텔 등 호화호텔과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현대백화점 판교점, 삼성전자 이노베이션 박물관,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인테리어를 맡았다. 또 서울 한남동, 평창동, 경기도 판교 등 부촌 내 자택 공사도 다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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