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한국 주식 팔고 일본 간다
엔화 약세·원화 강세 주원인…“당분간 지속될 것”
염유창
uwindow@nate.com | 2013-02-01 13:03:29
[토요경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한국 주식 팔자)'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한주(1월18일~1월25일)동안 약 1조23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4364억원을 사들인 기관계 투자자, 역시 6565억원을 순매수한 개인과 정반대의 행보다.
이 같은 움직임의 주요 원인으로는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엔화 약세 정책을 유도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자금이 투자 매력이 높아진 일본 주식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자동차·전자 등 업종은 엔저 현상의 혜택을 전면 받지만, 국내 관련 기업의 경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벤치마크 과정을 변경하면서 한국 주식을 내다팔 것이라는 ‘자금 유출’ 우려도 ‘셀 코리아’에 기인한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엔저 현상에 따른 일본 증시의 부각으로 일본의 IT(정보기술), 자동차 기업은 급등했다”며 “토요타와 혼다가 최근 10% 급등한 반면 현대차는 10% 하락했다. 소니도 최근 30% 급등한 데 반해 삼성전자는 10%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뱅가드 펀드 물량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수급상 안 좋다. 2월에도 주가 상승의 계기가 없기 때문에 한 달 정도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 메리트(장점)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엔화 약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엔화 안정화’가 외국인의 투자 향방에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어닝 시즌(실적 발표 시기)’이 계속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오고 있고 지난주 삼성전자가 실적발표를 했다. 연간 환율로 인한 손실이 최대 3조원 가량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분석도 나왔다”며 “엔화 약세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실적 우려로 매도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도세가 어느 순간에 멈출 것 같지만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엔화가 언제 안정되느냐가 관건인데 강세로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반등 차원에서 내려갈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엔화 약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도 양적완화를 실시한 상황에서 일본에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압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엔저 현상은) 고착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속도가 조절되는 가능성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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