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업에 불공정 논란 ‘산더미’
전력수급계획 논란 가열
양혁진
yhj2503@gmail.com | 2013-01-25 17:16:57
[토요경제=양혁진 기자] 지식경제부는 2027년까지 전력공급량을 3000만㎾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6차 전력수급계획과 사업자 선정을 다음달 초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낙찰설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 이미 일각에선 동양그룹이 200만㎾급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사실상 선정됐다는 보도들이 이어지면서 입찰에 참여했던 일부 업체들이 정부를 상대로 공식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삼척시의회가 특정업체 사업신청 동의를 하지 않아 불공정논란이 촉발된 만큼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어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지경부 “아직 결정된 것 없다”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 선정 입찰에는 남부발전, 동부발전삼척, 동양파워, 삼성물산, 포스코에너지, STX에너지 등 6개 업체가 사업권을 따기 위해 격전을 벌였다. 10조원 가량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수주를 위한 경쟁은 치열함을 넘어 이전투구의 양상마저 보였다.
그런데 지경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21일 복수의 언론에서는 지식경제부가 20일 삼척화력발전 사업자 선정 결과를 각 사업자에게 통보했으며, 또한 6차 전력수급계획을 마무리하고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삼척화력발전사업은 동양그룹이 수주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수주소식이 전해진 후 동양시멘트와 동양 등 동양그룹의 전 상장회사들은 상한가를 치는 등 전날 대비 모두 상승했다.
지경부는 곧바로 반박했다. 권평오 지경부 대변인은 21일 “아직 최종결론이 도출되지 않았다. 수급계획에 반영될 사업자는 평가와 이의신청, 공청회, 재심절차를 거쳐 설비계획소위원회, 수급분과위원회, 전력정책심의회의 심의가 끝나야 한다. 이르면 2월 초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도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민간 등 특정사업자가 발전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라며 “일부 투자가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한 보도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양그룹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억울하다, 그 보도 내용은 개별 기업은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다” 라며 “미리 통보 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삼척 화력발전에 공을 들여왔고, 주가 상승은 그 기대감으로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면서 “선정 결과가 나오면 그때 상종가를 치는게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경부가 선정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업계의 의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모 입찰사 관계자는 “아직 사업자 선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만큼 사업자 선정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게 회사측의 공식 입장”이라며 “정부에 이의제기 신청 등 모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실시됐던 강릉 화력발전소 사업자 선정에서는 삼성물산과 동부그룹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에따라 이번 강원지역 화전 입찰에서 포스코에너지와 STX만 탈락하게 됐다. 정부는 삼척 지역 탈락업체들로부터 이의신청을 받은 후 다시 한 번 사업자 선정위원회를 열어 재심할 계획이다.
이처럼 업체들이 발전사업에 몰입하는 이유는 발전사업이 고수익의 미래 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수도권 LNG 공급의 선두주자임을 강조하고 있고, STX는 삼척 인근 동해에 이미 국내 최초 민자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어필해왔다. 하지만 이들 2개 그룹은 사업자 평가 요소 중 배점 10점에 해당하는 지방의회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척시가 삼척시의회에 상정한 ‘유치동의안’은 삼척지역에 발전시설 건립을 희망하는 5개사에 대해 일괄적으로 유치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이었으나, 시의회는 1개 업체씩 나눠 동의여부를 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STX에너지만 배제되면서 논란이 생겼다.
◇ 기업들 화력발전 사업에 목매는 이유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핵심은 2020년까지 석탄과 LNG를 이용한 화력발전 공급용량을 1580㎾ 확충하는 것이다. 지금보다 발전설비 용량이 20%가량 늘어난다. 이를 위해 전년 기준으로 전체 전력 공급량의 15.8%를 차지하는 민간 발전사 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화력발전시장에서 민간사 비중은 15.8%(1280㎾)에서 25.3%(2455㎾)로 약 10%p 늘어난다. 화력발전 사업자로 선정된 민간 발전사들은 앞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화력발전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 10%를 넘었다. 일반 상장 기업들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5~7%대 정도였던 점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완성되면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기업들이 달려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전력난으로 앞으로 민간 발전소에 대한 국가의 의존도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이번 화력발전 수급계획에 따라 전력민영화 사업이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전체 화력발전용량 비중의 74.4%를 대기업 민간 업체가 가져갈 것으로 보여 발전 공기업들로부터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 공기업 관계자는 “공공재에 해당하는 전력산업을 단순히 민간 기업들의 수익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며 “세계적인 추세와 에너지 안보면에서도 공기업이 전력산업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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