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호’ 성장동력 미래부의 미래는...
과학기술과 ICT 아우르는 ‘수퍼 부처’ 탄생
염유창
uwindow@nate.com | 2013-01-25 15:10:00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을 17부 3청 17처로 확정해 15일 발표했다. 그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다. 미래부는 박근혜 당선인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론을 제안 한다”며 제시했던 공약의 산물이다. 그 만큼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이끌고 가야 할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 후속조치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과학기술정책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기능,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 융합과 진흥기능,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화 기획, 지식경제부의 우정사업까지 아우르게 된다. 초대형 조직의 비대화와 업무 처리 효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복수차관제로 운영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22일 정부 조직 세부 개편안 발표 자리에서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 “창의력과 상상력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활성화 하려는 당선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산업과 과학의 융·복합을 촉진하고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 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업무를 각각 담당하는 복수차관제로 운영된다.
과학기술 전담 차관 소속으로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정책, R&D, 산학협력을 비롯해 지식경제부의 신성장 동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으로 분산돼 있던 과거 과학기술부의 기능이 이관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차관 소속으로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 융합과 진흥기능,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화 기획, 정보보안과 정보문화 기능, 문화체육관광부의 디지털 콘텐츠와 방송광고, 지경부의 ICT 연구개발, 정보통신산업진흥, 소프트산업융합 기능이 이관된다.
미래부의 인력규모도 정부 부처 중 최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 내 과학기술 인력 300여명,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 200여명, 방통위 300여명, 문화체육관광부 100여명, 지경부 연구인력 100여명 등 최대 1000명 가량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일하게 된다. 우정사업본부의 직원 4만4000명까지 포함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예산 규모도 인력 못지않게 수퍼급이다. 과학 연구개발 예산 17조, 방송통신발전기금 1조2000억원, 정보통신진흥기금 1조2000억원 등 미래창조과학부에서만 20조에 육박하는 예산을 집행한다.
◇ ‘비대화’ 우려의 목소리 나와
이와 같은 거대 공룡 조직의 신설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 과학기술부 출신 공무원은 “부처가 너무 비대하다는 지적에도 인수위는 일자리 창출이란 목표를 위해 과학기술과 ICT를 하나의 부처 내에 두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워낙 거대한 부처가 되다보니 세부적인 이관계획이 발표되고 각 실국들이 자리 잡고 제 기능을 담당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추진의 속도가 떨어질 것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또 다른 과학기술부 출신 공무원은 “거대조직일수록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진행되기 어렵고, 빨리 성과가 나타나는 중·단기 사업현안에 장기 사업이 상대적으로 매몰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업계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격이 다른 IT와 과학기술이 미래창조과학부라는 하나의 부처에서 다뤄지면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과학이 장기전으로 승부해야 하는 ‘마라톤 선수’라면 ICT는 IT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축구 선수’로 성격이 다르다”고 우려했다.
김성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과학은 5~10년 투자해야 하고 ICT는 2년 안에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며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통합돼 운영되는 것은 한쪽 발에는 오토바이, 한쪽 발에는 자전거를 달고 같이 가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 역시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에 근심 섞인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과거의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업무를 다 합친 것 이상의 거대부처가 돼 지나친 비대화와 업무적 독주가 미래성장동력을 담당한다는 부처 본연의 목표를 훼손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 거대 조직 수장 누가 될까
‘박근혜 호’의 핵심 경제성장 동력원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초대 수장을 누가 맡을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미래과학기술부가 과학과 IT 중심 부처이기 때문에 정치인보다는 관련 전문가가 등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인수위 안팎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황창규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 3명이다. 3명 모두 삼성 최고경영자 출신이란 게 흥미롭다.
윤종용 위원장은 삼성전자 부회장을 역임하며 국제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박근혜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에 자리한 인연도 있다.
황창규 단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을 지냈으며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화가 국가의 미래 도약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해왔다. 황 단장이 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최경환 장관이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영입한 인사라는 점도 발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도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ICT까지 품게 됨에 따라 과거 정보통신부 장관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 외에 이석채 KT 회장도 유력 후보군이다. 이 회장은 스마트워크, 소프트웨어 진흥 등 ICT 정책에서 현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강하게 지적해온 인사라는 점에서 발탁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시각도 있다.
게임업계에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새누리당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영입을 고려했던 인사 중 한 명이다.
또한 박근혜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이자 미래창조과학부 조직 구성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 이병기 교수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융합과학기술대학원과 비슷?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 키워드는‘융합’이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업무를 통합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미래부가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원장을 맡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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