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금융권서 내쫓긴 서민들 두 번 운다

서민에게 너무 높기만 한 금융권 문턱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1-18 15:49:49

[토요경제=유상석기자]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저축은행 등으로 내몰리고 있다.

▲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개인과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 문턱은 오히려 높아져, 저축은행ㆍ대부업체로 몰리는 서민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그나마 급하게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저축은행이 제시한 금리가 합리적인지 따지기보다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하지만 제도권의 탈을 쓴 금융기관의 금리는 대부업체 못지않게 높다.

겉으로 드러난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 실태는 그나마 양호하다. 지난해에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대가로 예금을 들게 하는 이른바 ‘꺾기’ 관행이 대거 적발돼 제재를 받기도 했다.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지만 대형은행들의 대출 문은 오히려 좁아진 것이다.

◇ 대부업체로 몰리는 저신용자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A저축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는 1등급의 경우 최고 29.9%, 2~3등급 32.9%, 4~8등급은 최대 34.8%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 고객 가운데 74%가 6등급 이하에 몰려 있지만 평균 대출금리는 30%를 웃돌고 있다.

이른바 ‘30분 내 바로 대출’을 캐치프래이즈로 내건 신용대출 상품은 더 심각하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은 빠른 시간 내에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1등급이어도 대출금리는 평균 25.8%에 달한다.

최근 금융지주가 인수한 B저축은행의 경우 8등급까지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는데 대출 금리가 평균 19%에 달한다. 또 다른 C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7.9~12.5%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대출대상이 5등급까지 제한돼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평균 일반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15.1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6%)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2010년 12월(12.68%), 2011년 12월(14.71%)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최근 2금융권이 부동산 파이낸싱 대출 부실 등으로 영업수익이 악화되면서 금리를 올려 수익을 내고 있다”며 “우대금리를 통해 대출을 유인해 놓고 돈 없는 사람들한테 신용등급이라는 올가미를 씌워서 높은 금리로 이자 장사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부업체의 대출금리 상한은 39%다. 저축은행이 제도권 금융기관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신용대출 이자는 대부업체와 불과 5%포인트에 불과한 셈이다.

지난해 잇따른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소액 신용대출 확대에 나섰지만 그나마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이마저도 자제하고 있어 저신용자들은 또 다시 대부업체로 몰리고 있다.


◇ 은행권 고질적 관행 ‘꺾기’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78건, 24억원으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꺾기를 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은행뿐만 아니라 은행 전반의 편법 관행으로 드러났다.

은행권은 꺾기 관행을 막기 위해 대출 전후 한 달 이내에 월수입금액이 대출금액의 100분의 1을 초과하는 예금계약을 원칙적으로 체결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 전산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작동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최근에는 은행권이 ‘서민 금융’을 내세우면서도 신용등급을 빌미로 대출금리를 야금야금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객을 유치할 때까지만 해도 우대금리를 내세우지만 카드론 대출 등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한테 자금을 조달해줘야 하는데 돈 없는 사람한테 대출을 많이 해서 이자 수익률을 올리려 한다”며 “은행에서 대출을 연장할 때 약정금리를 최대 10%로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등 소비자 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고, 금융당국도 금융권에 중소기업 지원을 적극 요구하고 나서 경기 침체 및 대출 한계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이 해소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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