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을 잡아라!

현대차 VS 수입차

전현진

godhyun12@naver.com | 2013-01-11 15:20:45

[토요경제=전현진기자]

▲ 현대자동차는 쏘나타를 비롯, 제네시스 및 쿠페,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중대형차의 고급 모델 가격을 최대 100만원까지 인하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올해 완성차 업체의 생산과 수출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 판매는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반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사상 최초로 중형급 이상 고급 차종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까지 인하했다. 점차 확대되는 수입차에 대응하고 지난해 연말 끝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현대차와 수입차 사이에 내수시장을 놓고 한판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자동차산업 전망’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70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승용차는 2.5% 늘어난 431만대, 상용차는 0.9% 감소한 39만대로 예측됐다.

수출 역시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330만대로 3.1% 늘어나 액수는 7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협회는 “올해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원화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등의 불안요인이 있다”면서도 “세계 경기회복세와 한ㆍEU FTA 추가 관세 인하, 국산차의 품질 및 브랜드가치 상승, 수출 전략차종 투입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1월 완성차 5사는 총 415만6318대를 생산해 국내 시장에서 127만4529대를 판매했다. 수출 대수는 289만5636대로 1.6% 증가했지만 내수는 5.2% 줄어들었다.

올해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140만대로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입차 판매는 13.7% 늘어난 15만대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9.7%, 승용차만 놓고 보면 11.5%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이다.

수입차 판매는 한ㆍEU FTA에 따른 추가 관세인하, 한ㆍ미 FTA 관련 2000㏄ 초과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다양한 신모델 출시, 수입차 할부금융서비스 강화, 수입차 대중화에 따른 심리적 장벽약화 등으로 인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금년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만큼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중소형 차량과 다양한 차종으로 인해 수입차 시장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 내수 판매는 국내경기와 민간소비의 성장세, 5개 모델의 신차출시, 한ㆍ미 FTA관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부담 가중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수입차 시장잠식 확대, 고유가 지속, 한ㆍEU FTA 추가 관세 인하 등으로 인해 성장세는 제자리걸음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의 수출 비중은 2011년(67.7%), 2012년(69.6%)에 이어 2013년에는 7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와 같이 내수 침체를 수출로 만회할 것으로 예측됐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자동차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선수요 발생으로 올해 판매 위축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내수 침체로 인한 부진을 수출로 극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차, 수입차와 정면승부…차값 내려
현대차는 점차 확대되는 수입차 시장 탓에 80%에 달하는 내수 점유율이 위협받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지난 3일 쏘나타와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중대형차의 고급 모델 가격을 최대 100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부분변경이나 신차가 아닌 기존 판매 차량의 가격을 일거에 인하한 것은 사상 최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 후 가격을 인상한 벤츠나 토요타 등과 달리 반대로 가격을 내려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가격인하는 기존 모델 사양 그대로 가격만 인하된 것이 특징이다. 인하되는 차량은 5개 차종 10개 모델(트림)이다. 차값은 22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내려간다.

쏘나타 2.0 모던 모델은 천연 가죽시트,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뒷좌석 열선시트, 17인치 타이어 및 알로이 휠이 그대로 적용됐지만 가격이 22만원 인하된 2628만원으로 책정됐다.

제네시스도 뒷좌석 전동 시트, 차선이탈경보시스템, 전방카메라가 기본 장착된 프리미엄 스페셜 모델 가격이 5424만원으로 100만원 낮아졌다.

싼타페는 2.0 및 2.2의 익스클루시브 모델 가격이 각각 90만원, 94만원 인하됐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HID 헤드램프,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글로브박스 쿨링 등 고급 사양은 그대로 적용됐다.

제네시스 쿠페 2.0 터보S, 3.8 GT-R과 베라크루즈 3.0 VXL 가격도 각각 30만원, 80만원, 90만원 낮아졌다.
또 5개 모델 중 일부는 개별소비세가 인하된 지난해 가격보다도 24만원에서 73만원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 편의사양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는데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차값을 내리게 됐다”며 “기아차 역시 가격인하를 신중히 검토 중이어서 앞으로 고객들이 취향과 환경에 따라 차량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향후 연식변경모델 등 신차종을 출시할 때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사양구성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고급 모델에서만 선택 가능하던 사양들을 하위 모델까지 확대하는 등 다양한 운영방안을 마련해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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