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롯데마트 中 떠나게 만든 '사드 잔혹사'

사드 부지 결정부터 예견된 피해…타 계열사 피해 우려<br>새 정부에 기대 걸었지만 연이은 北 도발에 철수 불가피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7-09-15 16:50:22

중국 롯데마트 모습. <사진=롯데마트>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롯데마트가 끝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중국 내 롯데마트 전 매장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31일 중국 롯데마트의 운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긴급 운영자금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추가로 조달하면서 올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롯데마트가 중국 철수를 결정하면서 중국 내 진출한 롯데 다른 계열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롯데 수뇌부에서는 한·중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판단했다.


현재 롯데는 유통(롯데백화점·마트·슈퍼), 식품(롯데제과·칠성), 관광·서비스(롯데호텔·면세점·시네마), 석유화학·제조(롯데케미칼·알미늄), 금융(롯데캐피탈) 등 22개 계열사가 중국에 진출해 있다. 롯데가 이들 사업에 투자한 자금만 현재까지 8조원이다.


또 3조원을 투자한 선양의 롯데타운 건설사업도 중국의 주요 사업 중 하나였다. 롯데타운은 지난해 11월 소방점검 등 이유로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마트 이외 사업에 대해서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마트 철수를 계기로 중국의 보복이 더욱 노골화 될 가능성이 있어 한 치 앞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사드 부지 결정 1년…예견된 피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심각할 것이라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롯데와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경북 성주군에 있는 롯데스카이힐골프장 경기도 남양주시 군 소유지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사드 부지 제공에 합의했다.


사드가 배치되는 성주골프장 확보를 위해 골프장 소유주인 롯데 측과 남양주를 포함한 여러 지역의 부지와 협상을 벌여 남양주에 있는 군용지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최종 합의했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 전체 부지 148만㎡를 통째로 매입하고 남양주 군용지 중 골프장 감정가격만큼의 부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드 부지 교환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11월 29일 중국은 현지에 진출한 롯데의 전 사업장에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등을 실시했다. 중국 측은 공식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사드 보복’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올해 2월 “한반도 사드 배치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위협이 되며 롯데그룹 경영진은 사드 부지로 골프장을 제공할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으나 지역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압박을 강화했다.


롯데는 같은 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사드 부지 교환을 최종 승인했다. 그리고 다음날 28일 국방부와 교환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도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한국 측이 사드를 추진하는 것은 지역의 전략 균형을 엄중히 파괴하며 중국을 포함한 역내 유관국의 안전 이익을 훼손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수호에 도움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보복은 다음달인 3월초부터 본격화됐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징동닷컴의 롯데마트관이 갑자기 폐쇄되고 중국 내부에서의 불매운동을 포함한 보이콧 등이 이어졌다. 중국 당국의 보복성 제재도 이어져 중국 내 100여개 롯데마트 매장이 대부분 영업정지에 이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

◇ 새 정부에 대한 기대…북한의 도발


지난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사드 배치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사드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당사국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외교문제라는 점이다.


롯데 측 역시 문재인 정부의 출범 후 한·중 간 대화가 재개되면서 사드 보복에 대한 외교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실제로 지난 7월 6일에는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약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때 양 측은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우호와 협력을 약속했지만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대선 후보 당시부터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대해 ‘신중론’을 내세웠지만 북한의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 등으로 취임 후 4개월여만에 사드 임시 배치를 확정짓게 됐다.


특히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월 4일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사드 임시 배치와 관련 입장문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갈수록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방어능력을 최대한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점에 국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사드 배치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측은 ‘한·중 관계에 엄중한 손상’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15일 “한국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엄중한 손상을 주었고 중국인들의 우호 감정도 해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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