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사업으로 한 판 붙자!”
매일유업 vs 남양유업 외식 사업 라이벌전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1-11 11:25:48
[토요경제=유상석 기자]“이제는 외식이다!”
유제품 업계의 영원한 맞수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이번엔 ‘포스트 청담동’ 도산사거리 일대에서 외식 사업으로 맞붙었다.
우유ㆍ분유 등 유제품 경쟁으로 맞서던 두 업체는, 커피 믹스 제품에 각각 진출하면서, ‘전쟁터’의 범위를 넓히더니, 이제는 ‘외식 전쟁’까지 돌입하게 된 것이다.
매일유업은 수제 버거ㆍ곱창전골ㆍ중식ㆍ일식 등 여러 매장을 운영 중인 반면, 남양유업은 현재 이탈리아 레스토랑 한 분야에 공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두 회사 회장의 동생들까지 ‘외식 전쟁’에 가세하면서, 전쟁 열기는 더욱 격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 인도 요리 레스토랑 ‘달(Dal)’ 역삼점을 오픈하면서부터 외식 사업에 뛰어든 매일유업은 현재 엠즈 다이닝(M's dining)이란 브랜드를 내세워 수제 버거 ‘골든 리퍼블릭’, 일본식 곱창전골 ‘야마야’, 중식 ‘크리스탈 제이드’, 나폴리 요리 전문점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프리미엄 일본식 돈가스 ‘안즈’, 일식 ‘만텐보시’, 스시 전문점 ‘타츠미즈시’ 등 수십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일유업의 외식 사업 브랜드 매장은 신사동 가로수길과 도산공원 부근, 청담동 명품거리, 역삼동 등 강남 일대에 가장 많이 분포해 있으며 광화문과 여의도에서도 운영 중이다.
강남에서 외식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이 회사는 청담동에 건물도 사들였다. 청담동 99-5~8 번지에 서 있는 대지 612㎡, 총면적 1342㎡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이 건물은 매일유업이 지난 2010년 9월 150여억 원을 주고 사들였다. 1층엔 커피 전문점 ‘폴바셋’과 일식 레스토랑인 ‘하카다 타츠미’가 입점해 운영되고 있다. 2~4층은 임대업의 일환으로 '아라리오 갤러리'에 세를 주고 있다.
매일유업의 외식 사업이 발전하게 된 것은 2006년 김정완 매일유업 대표이사 회장이 외식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다. 식품 업계에서 미식가로 통하는 김 회장은 외국 출장길에도 가능한 한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것이 취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먹기 힘든 음식은 맛을 알 때까지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반복해 먹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회장이 외식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그의 미식가적 기질과 궤를 같이한다.
세계적 바리스타인 폴바셋이 고른 원두만 골라 쓰는 폴바셋도 김 회장이 오랫동안 커피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1년간 준비한 끝에 만들어 낸 작품이다.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나폴리 장인을 직접 초빙해 화덕 설치 작업과 시험을 반복해 나폴리 피자 화덕을 완성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새로운 글로벌 외식 트렌드를 알기 위해 마케팅팀과 연구ㆍ개발(R&D)팀을 직접 이끌고 현지 견학을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틈날 때마다 식품ㆍ음료 사업에서 원료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외식 사업도 최고급 식자재를 사용해 원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믹스 커피 시장 2위로 올라선 남양유업은 지난 2001년 이탈리아 레스토랑 ‘일 치프리아니’ 논현 본점을 열며 외식 사업을 시작했다. 한 우물만 파오던 남양유업이 외식업에 야심차게 뛰어들면서 당시 그룹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대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그는 외식 사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를 “자사의 우유와 유제품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의 ‘일 치프리아니’는 현재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네 곳에서 영업 중이다. 2012년 1월에는 논현동 본점을 도산공원 부근의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안으로 옮겨 새 단장했다.
김홍태 남양유업 홍보팀 과장은 일 치프리아니 운영과 관련, “유가공 사업이 남양유업의 사업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며 “치즈ㆍ버터 등 자사가 만드는 제품으로 요리를 만들어 고객에게 선보이며 보다 가깝게 고객의 반응을 살필 수 있고 제품 품질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남양유업은 일 치프리아니 1호점이 있던 논현동 62-10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중이다. 창업 이후 45년 가까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일빌딩에 임차해 온 남양유업은 이 건물을 본사 사옥으로 활용할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우유 회사가 외식업, 왜?
우유로 시작한 두 회사가 최근 외식 시장에 갑작스럽게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업계에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더 쉽게 선보일 수 있는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외식 업체로서는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납품받음으로써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서로 간에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식 브랜드의 광고ㆍ홍보를 통해 기업 이미지 상승을 노리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식 사업 자체의 수익성은 둘째 치더라도 자사 제품의 판로를 넓혀 기존 제품군의 매출을 늘릴 수 있고 외식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기업 전체의 이미지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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