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현실화 되나

박 당선인 공약 실현 시 삼성 직접타격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12-28 11:16:34

보험업계는 향후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행보에 초긴장하고 있다. 특히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금산분리 강화와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공약이 현실화 될 경우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7조원의 자금이 소요될 삼성그룹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며, 미래에셋·교보·동양그룹 등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의 강한 반발이 우려되고 금융계열사를 따로 떼어낼 경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만큼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한도를 10%로 설정하고 이를 향후 5년간 매년 1%포인트씩 내려 5%까지 줄일 계획이다. 또 금융계열사 수나 자산규모에 따라 일정 요건을 넘어서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의무적으로 설립해 금융사를 계열 분리시킬 계획이다.


재벌 및 CEO,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이 지켜질 경우를 가정해 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51개그룹을 상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계열사의 투자지분이 새로운 한도가 될 5%를 넘는 비금융계열사는 22개사로 나타났다.


이 중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6개사나 포함돼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 미래에셋그룹은 5개사, 교보생명그룹은 4개사, 동양그룹은 2개사가 포함됐다.


삼성그룹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는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6.53%) 삼성화재(1.09%) 등이 모두 7.62%의 지분을 갖고 있어 허용한도인 5%를 초과한 2.62%의 지분을 사들여야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분을 사들이는데 드는 비용이 지난 20일 현재의 주가로 계산할 때 6조69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은 에스원과 호텔신라의 경우도 초과지분이 4.64%와 7.09%에 달해 경영권 수호를 위해서는 각각 1244억원, 1277억원의 추가부담이 예상된다. 이에 이들 3개사와 제일모직, 삼성경제연구소 등 모두 6개회사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6조9572억원의 재원을 마련해야 할 판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상호와 부동산일일사, 수원학교사랑, 시니안, 오딘홀딩스 등 5개 중소계열사들의 지분이 70% 이상이어서 상당한 비용부담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교보생명보험그룹도 교보문고의 지분 85%를 비롯해 교보데이테센터, 교보리얼코, 교보정보통신 등 4개사의 금융계열사 지분이 60% 이상이어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은 초과지분 해당기업은 2개이지만 주력사인 동양의 금융계열사 지분이 26.81%나 돼 초과지분 21.81%를 인수하기위해서는 약 44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산분리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해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말 그대로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도록 한 원칙이다. 그러나 이들 재벌들은 금융계열사를 따로 떼어낼 경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만큼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으로부터 금융계열사를 분리시키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드는 만큼 설립에 따르는 리스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중간금융지주사 논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이런 금융권의 걱정을 '엄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실행되면 민영의료보험이 축소된다는 등의 금융권의 주장은 지나친 면이 많다”면서 “경제민주화를 통해 상생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금융사들도 적극 협조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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