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명의로 주택 임차 시, 우선변제권은?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23)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12-28 11:16:04

Q. 서울에 본사를, 안산에 공장을 둔 우리 회사는 사세 확장에 따라 경남 창원에 제2공장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근로자들이야 현지인을 채용하면 되겠지만, 문제는 관리인력입니다. 대부분의 관리인력들이 부산ㆍ경남지역에 연고가 없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이들의 주거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이 문제로 회의를 진행하던 중, ‘회사 명의로 아파트를 임차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회사가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세 얻어 직원들을 거주시킨 뒤, 임대차계약서상에 확정일자를 받고, 지방에 발령받은 본사 임직원들은 그 아파트에 주민등록을 한 후 살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문제일 텐데요, 만약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임대보증금 우선변제권은 회사ㆍ직원 중 어느 쪽에 있는지요? (인터넷 독자 yon***)


A.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회사ㆍ직원 누구도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한 우선변제권 보호를 받으려면, 임차인(세입자)은 실제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주민등록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회사, 즉 ‘법인’이라는 점입니다. 법인은 주택에 거주할 수도, 주민등록을 할 수도 없지요. 그래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보호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제3자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례(1997. 7. 11, 96다7236)를 남긴 바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자연인인 서민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제정된 것이지, 법인을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법인은 애당초 주민등록을 구비할 수 없는 점, 법인의 직원이 주민등록을 마쳤다 해서 이를 법인의 주민등록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볼 때, 법인이 임차 주택을 인도받고 확정일자를 구비했다 하더라도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처럼 회사 이름으로 주택임대차계약을 맺을 경우, 회사ㆍ직원 중 누구도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을 잘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좋은 해결책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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