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재 발굴…국내은행도 글로벌 추세 맞춘다
글로벌 은행 이어 국내은행도 채용방식 '변화'<br>인재확보에만 집중…"유지 프로그램 개발해야"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7-09-13 13:41:48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전세계적으로 은행들이 인재채용 방식에 획기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는 핀테크업체들과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인재발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은행들은 우수인재 채용을 위해 기존의 전통적인 채용절차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인재상을 발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우수인재 채용을 위해 채용 절차에 '성격테스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은행, 트레이딩, 자금조달, 리스크관리, 임원급 인력을 대상으로 하며, 내년 여름 인턴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첫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격테스트는 동사에서 현재 근무중인 임직원들 중에서 팀워크와 분석력, 논리 중심의 상황판단능력 등이 매우 뛰어난 인력을 선별해 성격테스트를 시행후 그 결과를 채용지원자들의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글로벌 은행들은 지원자들의 스펙은 가리고, 직무를 지원자들이 선택하거나 온라인기반의 영상 인터뷰 등 새로운 채용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비(非)아이비리그 대학교 출신 중 우수인재 발굴을 위한 비디오 플랫폼 기반의 대학교 캠퍼스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주의 NAB는 온라인 평가와 비디오 영상 인터뷰를 통해 올해 2500명의 신입 지원자 채용했다. 또 출신 학교 등의 스펙 요건을 삭제함으로써 선입견 없이 자사에 필요한 인재상을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글로벌 은행들이 새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월스트리트 은행들뿐 아니라 펀드사, 실리콘밸리 회사들과 인재 채용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높은 연봉에 근무시간의 융통성도 크고 근무환경이 더 좋은 장점을 보유한 헷지펀드사와 사모펀드, 실리콘밸리의 회사들과 우수인재 채용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더욱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중요한 밀레니얼세대들은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유연한 근무시간이 직장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고액의 연봉만 을 제공하는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국내 은행들은 하반기 채용 방법을 변경해 새로운 인재상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면서도 디지털금융 확산으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업체, 소액지급결제업체 등과 새로운 시장참여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채용방식을 꾀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채용 직무를 ▲디지털·빅데이터 ▲글로벌 ▲IT ▲IB·자금운용·리스크 ▲기업금융·WM ▲개인금융 등 6개 분야로 구분하고 각 분야마다 맞춤형 채용 전형을 도입했다. 채용 분야별 직무와 필요역량을 기술한 직무기술서를 제공해 지원자가 본인에게 적합한 분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입사원서도 지원 분야에 대한 역량 판단과 관련 없는 항목은 삭제하고 분야별 직무와 관련된 역량 및 경험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분야별 현업 전문가들이 면접관으로 구성돼 해당 분야의 인재를 직접 선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최초로 지자체 등과의 연계를 통한 '찾아가는 현장면접'을 도입해 각 지역에서 현장면접을 통해 현장맞춤·지역밀착형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금융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인재 등 핵심성장부문 채용 및 경력직 채용을 신설했다. 입사지원서에 자격증, 어학점수항목을 없애고 100%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직무특성과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
KEB하나은행은 서류부터 임원면접까지 학력 및 출신지 등이 없는 이력서 중심의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며, 입사지원서에 자격증 및 외국어시험성적 기재란도 없앴다. 여기에 금융시장 환경 변화를 고려해 디지털 관련 지식·기술을 보유한 이공계 전공자를 우대한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4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학력, 연령, 자격증, 어학 점수 등의 지원 자격요건을 없애고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미얀마어 등의 언어 우수자와 IT 업종 경력이나 관련 공모전 수상 내역 보유자, 스타트업 창업 경험자 등의 우대조건을 추가했다.
다만 국내 은행들은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채용에만 신경을 쓸 뿐, 인재들이 충분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의 경우 스위스의 UBS는 대학원 재학 1학년 동안 UBS에서 일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업무시간은 유연하게 조정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인턴 대상으로 4주간 홍콩 또는 싱가폴 지사에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독일의 도이치뱅크는 대학생들의 SNS 등 온라인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해 동사에 적합한 밀레니얼 인재 후보 발굴하고 있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과 '디지털' 환경에 맞는 인재발굴을 위해 신입사원 채용방식에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채용뿐만 아니라 우수 인재를 유지하기 위한 리더 발굴 및 트레이닝, 인재 리스크 모니터링 등의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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