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 세척제로 식료품 씻어 먹으라고?

암웨이 ‘디쉬드랍스’ 허위 마케팅 논란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12-24 13:17:01

식기 세척용 세제로 야채나 과일을 세척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간혹 집안일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러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를 두고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웃어넘길 수만은 없게 됐다. 식기 세척용으로만 쓸 수 있는 세제를 ‘야채나 과일을 직접 세척할 수 있다’며 사실과 다른 마케팅을 일삼은 사례가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2종 세제 ‘디쉬드랍스’, 식자재 세척 안돼
다단계 마케팅업체로 잘 알려진 암웨이 회원들의 법 규정을 무시한 마케팅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제품은 암웨이의 주방용 식기 세척제인 디쉬드랍스. 이 제품은 2종 세척제로 분류돼, 야채나 과일을 직접 세척할 수 없는 제품이다.


보건복지부가 공중위생관리법에 의거해 고시한 ‘위생용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세척제는 모두 3종으로 분류된다. 이 중 사람이 직접 먹는 야채나 과일 등을 씻는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은 1종 세척제뿐이며, 2ㆍ3종 세척제는 야채나 과일을 씻어서는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위생용품의 기준 및 규격’에는 야채나 과일을 직접 세척할 수 있는 1종 세척제에 써서는 안되는 원료들이 세세히 표시돼 있다”며 “디쉬드랍스 용기에 표기된 성분에 따르면 메틸클로이소치아졸리논ㆍ메틸이소치아졸리논 등 1종세척제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디쉬드랍스에 들어있는 ‘메틸이소치아졸리논’ 성분과 관련, 전문가들은 “박테리아를 없애 로션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방부제로, 이 성분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신경세포에 영향을 주고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틸이소치아졸리논은 최근 섬유유연제 유해성분 함유 논란 당시에도 문제가 됐던 제품으로 기술표준원의 유기성 유해물질 관리대상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 “괜찮다니까”… 계속되는 허위 마케팅
하지만 이 같은 법규에도 불구하고 암웨이 회원들은 디쉬드랍스로 과일이나 야채를 직접 세척해도 되는 것처럼 홍보할 뿐만 아니라 제품설명회나 홈미팅파티에서 직접 시연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선 “디쉬드랍스는 과일ㆍ야채 세정도 된다(xiz****)”, “우리 아기가 먹을 과일과 채소에 잔류 농약이 묻어있을 수 있다. 디쉬드랍스를 이용하면 이런 것들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ko******)”는 등의 암웨이 회원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미국에서는 1종으로 문제없이 허가가 났는데, 우리나라 법규상 식자재와 식기를 동시에 세척할 수 있는 제품의 허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종으로 허가받은 것(wes****)”, “예전엔 2종이라 말이 많았는데, 최근에 1종으로 내용물을 바꿔 다시 출시됐다(승*****)”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심지어 어떤 네티즌은 “천연 성분이 워낙 훌륭해서, 디쉬드랍스로 설거지를 마치고 나면 손이 뽀송뽀송해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2종세제로 과일 씻어먹고 젖병 씻어도 된다고 우기는 다단계 판매원님들 공부 좀 하세요(eg*****)”, “암웨이 콜센터에 직접 전화하니, 과일ㆍ채소를 씻으면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다(필**)”, “디쉬드랍스 사용 후 손이 뽀송뽀송해졌다는 분들이 있는데, 보습제인 글리세린 성분 때문이다. 차라리 그냥 설거지하고 로션 바르는 게 낫다. 아무리 그래도 주방세제로 손 씻어서 손이 고와졌다는 주장 정말 어처구나 없다(al**)” 등의 말로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천연세제라는 말을 믿고 구입했는데, 2종 세제라는 사실을 알게 돼 황당했다(lor****)”, “집에서 쓰고 있었는데, 당장 바꿔야 겠다(현**)”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안해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이번 논란과 관련, 한국암웨이 본사 관계자는 “당사는 판매 제품과 관련, 관계 기관의 심의를 받은 적법한 내용만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고, 회원들에게도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윤리규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데,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윤리경영 위반으로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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