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주목하는 '2013년 증시 이슈'
‘저성장’ㆍ‘정권교체’ㆍ‘중소형주’에 촉각
도영택
yz_online@sateconomy.co.kr | 2012-12-24 13:11:15
올해 증권사 포럼은 예년과 달리 조촐하게 진행됐다. 주로 63빌딩에서 포럼을 진행했던 우리투자증권은 사내 대강당에서 행사를 열었고, 인기 연예인을 무대에 등장시켰던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축하공연을 없앴다. 미래에셋증권은 아예 올해 포럼을 개최하지 않았다.
포럼의 외견은 간소했지만 행사장은 여전히 기관투자가들로 북적거렸다. 화려한 치장을 포기한 대신 포럼 구성에 신경 쓴 덕분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내실을 다진 것이다.
특히 기관투자가들 이목을 붙든 초청강사는 우리투자증권의 차이지밍(蔡繼明) 칭화대 교수와 대신증권의 해리 덴트(Harry Dent) 박사였다. 우리투자증권은 강연을 들으려는 투자가들이 넘쳐나 대강당 2층 공간까지 만석이 됐고, 대신증권은 부족한 공간 탓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화면으로 강연을 지켜보는 사람도 많았다.
◇ 中 도시화ㆍ실버산업 유망, 美 당분간 하락
중국 국정자문기구인 정치협상회의 3선 의원이기도 한 차이지밍 교수는 18차 당대회 이후의 중국 정치ㆍ경제 전망에 대해 “앞으로 중국은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계속하긴 힘들 것”이라며 “유럽 경기 침체로 수출이 늘지 않고 있고 중국 내 에너지ㆍ광물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도 줄여야 하고 산업구조를 개혁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중국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40년간 도시화는 지속될 것이고 시장 수요도 막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이지밍 교수는 “중국 경제 성장 전략과 도시화 전략에 맞아떨어지는 산업에 투자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 중국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실버산업도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불황기 투자 대예측’의 저자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대표는 상품ㆍ부동산ㆍ주식 모두 2023년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다만 2015년에서 2016년엔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덴트 박사는 “미국의 가장 큰 인구집단인 베이비부머는 돈을 빌려 소비를 해왔다. 민간부문 부채는 2000년부터 2008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부채를 줄이기 위한 소비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소비 감소와 부채 조정은 기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주가 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 2013 코스피 지수 전망 ‘쉽지 않아’
KDB대우증권ㆍ대신증권ㆍ삼성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우리투자증권ㆍ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전망한 코스피지수를 종합하면 2013년 증시는 최저 1750(KDB대우증권)에서 최고 2400(한국투자증권)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6개 증권사 전망을 단순 평균하면 저점은 1817, 고점은 2293이다.
각 증권사가 예상한 전망치의 고점과 저점의 폭이 크다는 점은 2013년 코스피지수를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저점과 고점이 무려 620이나 벌어질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증권사도 대부분 저점과 고점의 차이를 400~530 안팎으로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201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코스피의 연중 변동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를 보일 것이라는 게 증권사 대부분의 공동된 전망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를 ‘나이키형 상승’이라고 표현했다. 새 정부가 안정을 찾고 내수 중심의 성장 촉진 정책 등이 효과를 거두는 시기가 2분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1분기 1820으로 저점을 기록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해 연말에 22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KDB대우증권도 “1분기 조정 기간을 거쳐 2~3분기에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1분기에 주식을 매수한 후 연말까지 보유하는 투자 전략을 추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내년 증시 전망 주요 키워드는…
증권사의 내년 증시 전망 주요 키워드는 ‘저성장’, ‘정권교체’, ‘중소형주 장세’ 등으로 요약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저성장’을 주제로 포럼을 기획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 등의 이슈는 어떻게든 진정되겠지만 선진국 경제는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이처럼 불황에 직면한 상황일수록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에도 성장할 수 있는 분야는 온라인 쇼핑ㆍ헬스케어ㆍ디지털 콘텐츠 등이 꼽혔다.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기업도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남아 증시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겨가며 제조 산업이 성장한 덕분이다.
IT 업종 역시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성장은 내년 상반기로 멈출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면 한국 기업 이익이 늘지 못한다. 10년 주기의 경기 사이클을 봤을 때도 그렇다. 글로벌 위기 이후 ITㆍ자동차와 같은 소비재가 성장세를 보이다가 소재와 같은 자본재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흐름이 나타나는데 내년이 그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권교체도 내년 증시에서 주목받는 이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집권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집권이 증시에 유리하다. 민주당 집권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은 셰일가스, IT, 바이오ㆍ제약, 신재생에너지 등”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5세대 지도부가 등장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판을 뒤집기보다는 기존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분야별로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는데 중국 7대 육성 산업(△에너지 절약 △차세대 IT △바이오 △첨단장비 제조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신자동차)이나 내수 관련 산업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소형주’ 역시 중요한 키워드다. 2013년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중심으로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증시를 보면 불확실성이 클수록 대형주의 초과 수익 달성 가능성이 높고 반대의 경우엔 중소형주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2003년 IT 버블 붕괴 후유증과 카드대란으로 부진했던 증시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계기로 각국이 경기 부양에 나서며 상승세로 바뀌었다. 당시는 경쟁력이 높은 대형주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는데 2004~2005년으로 넘어가면서 점차 중소형주 위주의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보면 대부분 증권사가 삼성전자를 2013년에도 가장 투자하기 유망한 곳으로 꼽았다. 이 외에 △CJ제일제당 △LG디스플레이 △LG전자 △NHN △하이마트 △호텔신라 등이 유망 투자종목으로 추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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