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있고 세금 부담 적은 ‘작은 별장’ 지어볼까

‘캥거루하우스’ㆍ‘콤팩트하우스’ 등 실속형 집짓기 증가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12-24 13:09:40

전원주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전원주택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잔디 마당이 있는 고급 주택은 물론, 농장 한가운데 놓인 작은 컨테이너 집까지 전원주택으로 대접받고 있다. 전원주택에 대한 생각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과거 전원주택은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적ㆍ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기업인이나 연예인, 전문직업인, 은퇴자 등이 주로 전원주택을 찾았다.


그렇지 않으면 강변이나 계곡 등 경관 좋은 곳의 땅을 사서 전원주택지로 개발, 분양하는 부동산 업자들이 투자용으로 찾았다. 전원주택용지를 구하는 사람들도 집 짓고 살겠다는 생각 반,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 반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실 수요층은 많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이 짓는 집은 대부분 화려한 정원을 갖춘 큰 규모의 전원주택이었다.


◇ 대저택에서 ‘세컨드하우스’로…
하지만 웰빙 바람이 불고 은퇴자가 늘면서 진지하게 전원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심 아파트가 재산으로써의 가치를 상실하면서, 굳이 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지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었다.


또 도심 주거비용이 부담돼 도심을 떠나 시골에 집을 짓고 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빠듯한 노후자금으로 도시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비용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은퇴자도 늘고 있다. 여기에 도시에 살며 주말이나 휴일 등 여유 시간에 전원생활을 누리려는 사람들의 ‘세컨드하우스’ 수요도 늘고 있다.


김경래 OK시골 대표는 “예전에는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옮겨가 정착해 살겠다는 사람들이 주로 전원주택을 지었다. 그러다보니 전원주택에 정성을 쏟았고 자연스럽게 전원주택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도시를 떠나지 않고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구조, 세컨드하우스형 전원주택이라면 굳이 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요즘엔 40~50대 평범한 직장인도 시골을 찾아 주말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 대다수는 아직 은퇴할 나이도 아니고, 가족 반대도 거센 이유로 도시를 떠날 입장이 못 된다. 그동안 살던 도시를 떠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그럴 의사도 없다”며 “그래서 반쪽 전원생활을 시작해 즐기다 은퇴하거나 시골생활에 익숙해지면 그때 도시를 정리하고 시골생활로 옮겨 타기도 한다. 선진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주말이나 휴가 때 머무는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 작은 전원주택 늘어나는 이유는
실제 전원생활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 중 서울ㆍ수도권에서 가까운 강원도나 충청북도 지역을 둘러보면 이주해 사는 사람들과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하는 사람 비중이 비슷하다. 이렇게 시장 주도권이 바뀌고 수요자 생각이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작은 전원주택이다.


김경래 대표는 “전원주택을 크게 지은 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집 지을 때 비용도 많이 들고, 살면서 관리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팔고 나오기도 어려워 환금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수요에 맞춰 최근 소액 투자가 가능한 소형 주말주택이나 별장형 세컨드하우스 등을 개발 분양하는 사업자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경제적인 집짓기, 실속형 주택을 강조하다 보니 땅은 좁아지고, 집은 작아지고 있다. 가장 많이 찾는 규모는 대지 500~660㎡(약 151~789 평), 주택 76~116㎡(약 23~35 평) 정도다. 투자금액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토지와 주택을 포함해 대체로 1억5000만~2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인기 지역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강원도와 충청북도 일대다.


이렇게 전원주택 규모가 작아진 것은 1가구 2주택 양도세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김 대표는 “농촌에 있는 작은 규모 주택은 농촌주택으로 분류돼 1가구 2주택이 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이 혜택을 받기 위해 면적을 키우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이외 읍면단위에서 대지면적 660㎡(약 789 평) 이하, 주택면적 150㎡(약 45 평) 이하,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인 집을 지었을 때는 농촌주택에 해당돼 2주택이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캥거루하우스’ㆍ‘콤팩트하우스’ 인기
공간 효율은 높이고 건축비를 줄이는 집짓기 방법 중 한 때 ‘땅콩집’이 잠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두 집이 마당을 같이 쓰면서 가구별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생기고 소유권도 애매해 지금은 인기가 주춤한 상태다.


실속형 집짓기의 다른 형태로 ‘캥거루하우스’도 있다. 귀농ㆍ귀촌자들을 위한 새로운 전원주택의 형태로 소개된 캥거루하우스는 땅콩집과 달리 하나의 대지에 한 가구가 살되 집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놓은 형태다.


큰 집 하나가 작은 집을 품고 있는 모양으로 집 하나는 주인이 살고 다른 하나는 세를 놓거나 펜션처럼 임대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손님이 왔을 때나 자식들과 함께 거주할 때도 별도 공간에서 간섭받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한 집이지만 실제는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계획했다.


좁은 공간에 있을 건 다 있는 극소형 콤팩트하우스도 있다. 카라반 캠핑카가 대표적인데 차량 형태로 된 13㎡(약 4평) 정도 집에 주방ㆍ화장실ㆍ침실ㆍ샤워실 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동도 가능하다. 캠핑 붐이 일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집으로 펜션의 한 형태로도 자리 잡고 있다.


토굴형으로 짓는 ‘콤팩트하우스’도 있다. 경사지를 활용한 집짓기나 색다른 주택을 찾는 귀농ㆍ귀촌인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전원주택 형태다. 지붕에 흙을 올려 정원으로 꾸밀 수 있는데 10㎡ 남짓한 실내는 원룸형으로 각종 주거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장에서 만들어 트럭에 실어 현장까지 이동해 설치한 다음 지붕에 흙을 씌워 조경을 하면 집짓기가 마무리된다. 자재 사양에 따라 비용이 다소 차이는 나지만 건축비는 3.3㎡당 200만~250만원 선이다.


그 외 다양한 이동식주택업체들이 소형 전원주택을 선보이고 있다. 목조에서부터 철골, 황토 등 소재도 다양하다. 맘에 드는 집을 골라 주문하면 트럭에 실어 집을 통째로 배달해 준다. 화장실과 주방을 갖춘 바닥면적 20~30㎡(약 6~9평) 내외 주택을 1600만~200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여러 채를 연결하면 넓은 집을 만들 수도 있고 다락방을 넣으면 복층집도 된다.


이런 소형 이동식주택은 농막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막은 먼 거리에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농기구ㆍ농약ㆍ비료ㆍ종자를 보관하거나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농지에 설치하는 가건물을 말한다. 농지 전용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20㎡(약 6평)까지 지을 수 있다.


농막을 주거시설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ㆍ수도ㆍ가스시설 설치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1월부터 간단한 취사나 농작업 후 샤워를 할 수 있도록 농막에 간선공급설비 설치를 허용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농막의 활용도가 훨씬 넓어졌고 덩달아 이동식주택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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